중저가 제품에 집중했던 세계 휴대폰 업계가 3분기를 기점으로 고가 제품의 매출 비중을 높이는 ‘프리미엄’ 경쟁 체계로 전환할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3분기 경영실적 결과 저가폰 물량 공세로 돌풍을 일으켰던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순익감소의 쓴 잔을 든 반면에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한 삼성·LG·소니에릭슨 등이 높은 수익을 올렸다.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명사인 삼성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저가 물량 공세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린 노키아(117달러)보다 58%나 높은 175달러를 기록해 3분기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노키아는 “인도 등 저가시장에서 물량 공세를 펼친 데 따른 순익압박으로 고전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이들의 4분기 전쟁터는 노키아·모토로라가 고가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유럽 시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등 차세대 휴대폰 시장에서는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이 주도하고 있어 4분기 이후 한국 휴대폰 업체들의 대약진이 예고되고 있다.
또 일찌감치 중고가 시장을 공략해 온 국내 휴대폰 업체는 노키아 등의 저가 공세로 커진 ‘신흥 휴대폰 시장의 파이’에 편승하면서 역으로 개도국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데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 가속=휴대폰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고가 제품 전략으로의 선회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보여줬다.
1, 2위인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20%를 웃도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순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격감했다. 모토로라의 순익 감소폭은 45%에 이르렀다. 중국·인도·중남미와 같이 시장이 급팽창하지만 저가 제품을 주로 찾는 시장에 집중한 결과다.
◇물량 공세 안 통해=노키아와 삼성전자의 ASP를 비교해 보면 충격적이다. 고작 한 분기 만에 노키아는 11달러, 모토로라는 5달러씩 하락했다. 노키아는 33%나 더 팔고도 매출을 21% 올리는 데 그쳤다. 높은 시장 점유율이 적정 가격을 유지시켜 주는 ‘규모의 경제’가 더는 안 통하게 됐다.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인도·중국 등에 집중하다 보니 가격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반면에 ‘하이엔드’ 전략을 고수해 온 삼성전자·소니에릭슨은 매출·판매대수·영업이익·ASP 등 모든 항목에서 ‘수’를 받았다. 울트라에디션(삼성전자), 워크맨폰·사이버샷폰(소니에릭슨)의 고가전략 제품이 시장에서 먹혔다. 더욱이 두 회사는 1, 2위 업체가 저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ASP를 높이는 ‘이변’을 연출했다.
◇노키아·모토로라도 고가전략 선회=노키아와 모토로라도 각각 N시리즈와 레이저폰 후속 크레이저폰을 앞세워 저가폰 경쟁에서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선회할 계획을 분명히 밝혔다.
시장경쟁의 무게 중심이 프리미엄급으로 이동하는 시장상황 변화는 이들 제품 비중을 높여 온 삼성전자와 소니에릭슨, LG, 팬택계열 등에 세계 휴대폰 시장 주도권 선점 및 글로벌 시장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업체가 경쟁력을 가진 WCDMA와 HSDPA 등 3세대(G)폰 수요 폭발이 기대된다.
국내 업체들은 또 노키아·모토로라가 저가 경쟁을 벌이는 중국·인도·미주 지역에서도 프리미엄 시장전략을 창출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주춤한 사이 국내 업체에 유리하게 시장 판도를 바꿔놓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이영웅 상무는 “중저가 시장에서는 통합플랫폼 단말기 개발을 통한 생산원가 절감으로 대응하고, 고가 시장에서는 3G, DMB, DVB-H 등 부가가치 높은 단말기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김원석 기자@전자신문, hsshin@·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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