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의 종류는 주파수의 성질에 의해 결정되는데, 가령 주파수대가 높은 것은 직진성이 좋고 반사가 잘 된다. 반면에 낮은 것은 전파를 멀리 전달할 수 있으며 장애물에 부딪히면 회절하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통신사업 특성에 따라 좋은 주파수대역이 있고 그렇지 못한 대역이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이용하는 824M∼894㎒ 대역은 KTF와 LG텔레콤이 이용하는 1.7G∼1.87㎓ 대역에 비해 주파수 효율이 매우 높다. 같은 출력으로도 커버리지가 넓어 기지국 설치 등에 따른 비용이 적게 든다는 얘기다.
주파수의 효율적 이용과 규제는 분배(allocation)와 할당(asignment)이라는 두 축에 따라 이뤄진다. 분배는 대역별로 방송이나 이동통신 또는 무선랜과 같은 세부 용도를 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는 사용 목적이나 주파수 특성 등이 고려된다. 일반 라디오방송에는 간단한 장치로 송수신이 가능한 중파 대역(526㎑∼1.6㎒)이 분배되는 식이다.
할당은 분배된 주파수 대역을 특정인(사업자)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휴대전화용으로 분배된 824M∼894㎒ 대역은 SK텔레콤에, PCS용으로 분배된 1.7G∼1.87㎓ 대역은 KTF와 LG텔레콤에 각각 할당됐다는 식이다.
주파수 할당 방식은 각국이 서로 다르다. 미국은 지난 93년 경매제를 도입해 최고가를 제시한 사업자에게 해당 주파를 할당한다. 유럽연합과 홍콩·대만 등도 이 제도를 따른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사업자의 주파수 이용계획서 등을 심사해 할당하는 심사할당제를 채택하고 있다.
분배와 할당 외에 재배치라는 것도 있다. 분배된 주파수의 활용이 저조할 경우 회수해 다른 용도로 배치하는 개념이다. 가령 2010년 이후 방송이 중단되는 아날로그TV의 700㎒ ,하나로텔레콤과 LG텔레콤이 각각 반납한 2.3㎓와 2㎓ 대역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재배치 개념은 앞으로 분배나 할당보다 더 중요하게 부상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주파수 재배치 문제를 다룰 ‘클리어링 하우스’ 제도를 도입한다고 한다. 4세대 통신 등 신규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고 주파수 자원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IT산업부·서현진부장 j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