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를 반도체와 휴대폰에 이어 세계 일류로 키우겠다는 삼성전자의 ‘DTV 일류화 구상’이 본궤도에 올랐다.
베스트셀러로 부상한 ‘보르도’ ‘모젤’ 등 전략 제품은 물론이고 발광다이오드(LED) 채택 LCD TV, 고선명(HD) 무선 PDP TV 등 혁신형 제품을 꾸준히 출시, 시장점유율과 기술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윤종용 부회장 주재로 최지성·이상완·최도석·권오현 사장 등을 비롯, 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DTV 일류화 위원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DTV 세계 1위 중장기 전략을 마련했다. 이건희 회장도 다음날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 전시회를 전격 방문, “세계 TV세트업체를 리드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 삼성전자의 ‘DTV 일류화 구상’은 전사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DTV 리더십 강화=삼성전자는 이번 런던에서 열린 ‘DTV 일류화 위원회’에서 D램, 애니콜 등의 신화를 DTV에서 재연하기로 했다.
올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가 확실시되는 TV분야 글로벌 리더십을 굳건히 지켜 TV에서도 삼성전자가 ‘세계 톱 브랜드’ 파워를 갖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 인기모델로 부상한 LCD TV ‘보르도’ ‘모젤’ 등과 같이 대중적이면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동시에 갖는 ‘매스티지(masstige)’ 제품을 내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또 세계 평판TV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올해 유럽영상음향협회(EISA) 어워드’를 수상한 LED 채택 LCD TV, 세계 최초로 개발한 HD급 무선 PDP TV 등과 같은 기술혁신 제품을 다른 TV업체보다 한발 앞서 개발해 상용화하는 선점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세계 1위 브랜드력 제고를 위해 도하 아시안게임 후원은 물론이고 해외 주요 공항, 호텔, 초호화 유람선 등에 평판TV 공급을 늘려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일류화 구상 2라운드=지난 2000년 TV사업 세계 1위를 목표로 윤 부회장 주재로 결성한 ‘DTV 일류화 위원회’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열린 것은 지난 7월 미국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회의는 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LCD TV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올해 삼성전자가 세계 TV시장 정상에 오를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개최돼 5년 남짓 이어져온 ‘DTV 일류화 구상’의 사실상 첫 번째 완결판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일본을 방문중인 이건희 회장은 20일 ‘요코하마 FPD인터내셔널 전시회’에서 “세계 TV 및 디스플레이 업체를 리드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해 DTV를 포함한 디스플레이분야 일류화에 전사적 역량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삼성의 DTV 일류화 전략이 초기 구상단계를 넘어 이젠 본격적인 성과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이 같은 주문은 세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LCD와 PDP 등 디지털 TV 핵심 부품 역량을 DTV로 확대 재생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윤종용 부회장 주재로 세계 TV 최대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잇따라 DTV 일류화 위원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건희 회장까지 DTV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DTV 세계 일류 전략은 한층 무게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TV 연간 매출이 세계 최초로 100억달러를 돌파, 소니를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지영·요코하마(일본)=김원배기자@전자신문, jyajang·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