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저장장치를 잡아라]개인 저장장치-계륵에서 백조로 변신

 ‘저장장치 전성시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광디스크드라이브(ODD) 등 저장장치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 56년 HDD가 처음 개발됐을 때부터 개인용 저장장치 시대가 예고됐지만 기존 PC·서버 등 고정된 시스템에 탑재됐던 저장장치는 지난 90년대 들어서면서 ‘외도’를 시작했다.

 특히 최근엔 PMP, 내비게이터 등 모바일 기기에 속속 탑재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USB이동저장장치·메모리카드 등 별도 저장 매체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데이터를 보관하는 단순 부품으로 인식되던 저장장치는 이제 제품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 주변기기로 변모했다. 하이브리드 HDD, 메모리카드 겸용 USB, SSD 등 차세대 저장장치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대표 저장장치로 인식되고 있는 HDD의 진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일각에서는 8GB 용량이 넘는 플래시 메모리가 출시되는 등 HDD가 저장장치 맹주 자리를 내놓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기우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최근 1TB(테라바이트) 용량 제품이 발표되는 등 HDD는 여타 어느 매체보다 그 성능이 빠르게 진보하고 있는 것. 또 시게이트·삼성전자 등 글로벌 업체도 지난해부터 HDD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수직기록방식(PM)을 발표한 것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수직기록방식은 현재 수평기록방식에 비해 많게는 2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HDD 용량 증가도 현재 진행형이다. 700GB 용량 제품이 나왔으며 내년 초 1TB HDD, 오는 2010년이면 5TB급 이상인 제품이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히타치GST코리아 측은 “GB급 개인 HDD가 나온 지 몇 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 우리는 TB시대를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HDD는 고정된 저장매체임을 거부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 확산에 따라 HDD도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고 있다. MP3플레이어·내비게이터를 비롯해 심지어 최근엔 자동차용 블랙박스에도 HDD가 장착되고 있는 있다. 플래시메모리의 공세가 무섭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HDD는 그 영역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광디스크드라이브(ODD)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 CD롬 시절 CD 한 장을 만드는 데 5분 이상 걸렸지만 52배속 CD롬이 나오고 DVD-RW드라이브가 이를 대체하면서 이런 불편함이 사라졌다.

 DVD-RW드라이브는 최근 18배속 제품까지 나왔다. 이 정도면 웬만한 데이터는 1분 이내 DVD로 만들 수 있다. 게다가 미디어 표면에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 ‘라이트스크라이브’ 등 다양한 부가 기능도 속속 탑재되고 있다.

 특히 ODD는 블루레이, HD-DVD 등 차세대 DVD로 넘어오면서 또 다른 세상을 준비 중이다. 기존 DVD미디어가 2GB 수준의 저장 용량을 가졌다면 차세대 DVD는 최소 25GB 이상 대용량을 제공해 용량을 앞세운 HDD와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용량 증대뿐만 아니라 화질도 HD급을 제공하는 등 기술 진보 또한 빠르다. 특히 DVD는 PC뿐만 아니라 모든 DVD플레이어 등 가정용 제품에도 적용돼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USB이동장치는 모바일 시대 새로운 저장장치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 64MB 이하 용량으로 효용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USB는 최근 4GB 이상 제품이 나오면서 HDD 기반 외장형 저장장치를 대체하는 수준까지 진보했다. 게다가 미디어 플랫폼, 바이러스 백신, 스마트키 등 다양한 콘텐츠가 USB에 담기면서 데이터 저장 용도를 뛰어넘어 개인용 모바일 PC로 진화하고 있다.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 이제 소비자들은 1GB 용량 제품을 2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USB업체는 휴대를 위해 디자인 개념을 가미하고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 저장장치 용도를 뛰어넘어 개인용 액세서리로 USB를 발전시키고 있다.

 박수성 한국액센 사장은 “USB는 이제 단순 저장장치가 아닌 카드처럼 개인의 모든 이력을 저장·관리하는 필수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며 “용량도 모바일 HDD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발전, 수년 내 모든 사람이 USB를 이용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