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토리지 업계에 특명 하나가 떨어졌다. 바로 세계 최초의 공인전자문서보관소의 성공이다.
산업자원부는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신청 접수에 나서 이르면 내달 정도에는 1호 사업자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 LG CNS와 KTNET가 공식 출사표를 던졌고 한국신용평가정보·현대정보기술·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한국전자문서 등 4개 회사도 컨소시엄을 구성,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농협·우리은행 등 금융권에 잠재적 사업자도 많다. 사업 진출과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주 사업자와 스토리지 업계의 물밑 작업도 한창이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세계 최초일 뿐만 아니라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꾸는 혁신 작업이기 때문. 기업들은 전자문서와 원본은 스캐닝한 복사본으로 거래를 하고 종이문서를 보관하기 위해 따로 창고를 두거나 보관해 놓은 서류를 찾느라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공인전자문서보관소는 스토리지 관련 산업과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다양한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이 꽃피는 ‘기회의 장’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데이터의 등급과 가치에 따라 저장·서비스하는 계층형 스토리지 기술, 원본에 대한 완벽한 보호와 유출을 방지하는 보안 기술, 사용되지 않는 데이터와 사용하는 데이터를 구분해 서비스하는 아카이빙 기술, 콘텐츠와 아카이빙 솔루션을 유기적으로 연결, 협업 수준을 높이는 콘텐츠 서비스 기술 등이 한꺼번에 검증받게 된다.
초기에는 금융지주회사를 중심으로 보관소 구축 사업이 시작되겠지만 향후에는 제2금융권, 의료, 제조, 통신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사업도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인전자문서거래의 노하우와 모델을 바탕으로 한 해외 진출 사례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법무부에 의뢰, 그동안 법적 효력 여부가 불분명했던 ‘종이문서의 스캐닝을 통한 전자적 보관’이 상법상 가능하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조만간 스캐닝 문서 활성화를 위해 전자거래기본법 재개정에도 나설 방침이어서 전자문서보관소 사업에는 일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전자문서 사용 수요를 어떻게 촉발할 것인가, 기타 법률과의 충돌을 최소화할 것인가, 수익 모델을 어떻게 다변화할 것인가부터 서명이나 인감을 대체할 수 있는 전반적인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해킹과 바이러스 감염과 위변조 등에 따른 리스크를 없앨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에는 여전히 도전과제가 많다. 전자문서보관소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SI·스토리지·솔루션 업체들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협회 설립도 추진되는 등 관련 업계의 협력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