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서비스용으로 사용돼온 한국전력공사의 공가설비(전주)에 대해 연말부터 오는 2009년 6월까지 대대적인 정비작업이 펼쳐진다.
이에 따라 한전의 전주를 사용해온 하나로텔레콤·LG파워콤·드림라인·SK네트웍스·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케이블TV사업자(SO) 등이 사업자당 최대 1000억원까지 정비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본지가 입수한 ‘한전과 통신사업자 간 공가설비 종합정비를 위한 협약서(안)’에 따르면 한전은 △2006년 10월∼2008년 3월 △2007년 1월∼2008년 12월 △2007년 7월∼2009년 6월 △2008년 1월∼2009년 9월 4차에 걸쳐 전주의 통신 및 방송배선을 정비키로 방침을 정했다. 정비작업은 전국 190개 한전 지점을 4군데로 나눠 실태조사와 함께 추진된다.
그러나 이번 한전의 전주 정비작업은 사업자에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전의 전주는 전국적으로 700만∼800만본으로 추정된다. 통신·방송서비스용으로 사용되는 전주는 LG파워콤이 170만∼180만본을 비롯해 SK네트웍스 100만본, 하나로텔레콤이 50만본, 드림라인이 36만본, EPN이 17만본, SO(전국 SO 전체 사용수)가 120만본 정도로 추정된다.
협정서에선 본당 정비비용을 LG파워콤은 60만원, 다른 사업자는 30만원으로 추정·명시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정비를 통해 나온 평균 단가”라며 “정비 대상 본수는 1, 2차 실태조사 결과 전체의 10%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단순 계산으로 LG파워콤은 170만본의 10%인 17만본 정도가 대상이며 정비 금액만 100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업계에선 하나로텔레콤 10만∼16만본, 드림라인 8만본, SO전체 12만본, EPN 1만본 등을 예상했다.
한전 측은 종합정비 참여 통신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고려중이다. 협정서엔 ‘한전이 통신사업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고 명시했다. 한전은 통신사업자의 기존 불법가설물에 대해 물리던 벌금을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통신사업자 측은 정비 비용의 50% 정도를 한전이 도와주길 건의해 놓은 상태다.
한전 관계자는 “아직은 계획을 수립중”이라며 “(시기나 규모 등 주요 사안에 대해)전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성호철·손재권기자@전자신문, hcsung·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