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e비즈니스주간 2006]기고-`질` 좋은 성장, e비즈 도약에 달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세계는 지금 IT, R&D 등 지식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e비즈니스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미국, EU 등 선진 각국은 IT 및 인프라를 활용한 산업 부문의 디지털화를 정부가 적극 주도하며 혁신을 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이후 IT의 발전과 국민의 호응으로 초고속 통신망 등 IT 인프라 구축에는 성공했지만, 이러한 자원을 산업 전반에 적용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과 혁신을 이뤄내는 데는 미흡했다.

 전자상거래 규모가 96년 14억원에서 지난해 358조원으로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성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IT강국 한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우리 기업의 인터넷 활용도는 38%에 그치고 있다. OECD 국가 중 15위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은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OECD 평균 40% 수준으로 그동안 우리가 e비즈니스의 균형적 발전보다는 초고속통신망 구축,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일부분에 치중해 디지털 관점에서의 총체적 산업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미국의 경우 e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균형 투자와 함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노베이티브 아메리카(Innovative America)’라는 혁신전략을 내세워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한국의 우수한 IT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발돋움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어젠다를 설정하고 경쟁력을 한층 높여야 한다.

 먼저 ‘산업의 가치사슬 변화’와 ‘IT를 통한 기업 간 통합’이다. 구체적으로 전통 주력산업의 구조변화와 고부가가치화, 새로운 지식서비스형 산업발전, 지식정보망 간 연계·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등이 선진 산업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어젠다가 될 수 있다.

 또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 제조업과 서비스, 제조와 물류, 방송과 통신, IT와 CT의 융합을 이뤄낸다면 우리의 경쟁력은 세계 어느 국가도 쉽게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유비쿼터스가 적용된 유통·무역·물류 등 글로벌 네트워킹이 실현되면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으며, 선진국 수준을 뛰어넘는 노동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생산성 혁신, 일자리 창출, 상생 협력 기반 확충 등을 이룰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질 좋은 성장’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e비즈니스의 도약에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질 좋은 성장’의 성패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용과 산업성장이 동반되는 ‘질 좋은 성장’은 정부와 기업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투자, 디지털 기반의 미래 산업비전을 갖추고 함께 대응 전략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자원부는 IT 인프라를 뛰어넘는 ‘생산적 산업 인프라’의 구축과 활용에 힘쓸 것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IT 네트워크 기반을 확충하고, 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에서도 이에 부응해 프로세스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민관의 노력이 함께 이뤄진다면 ‘IT 강국 한국’은 머지않아 진정한 ‘글로벌 산업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다.

 skchung@moci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