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연)이 지난 18일 국내 지진의 진앙 분석을 위한 핫-라인(hot-line)을 설치, 1997년 6월 두 기관이 경주 지진의 진앙을 서로 다르게 짚어 문제가 됐던 이래로 10년여 만에야 협력체제를 가동했다. 북 핵실험 후 나타날 제논(방사성 핵종)을 탐지하기 위해 스웨덴에서 들여와 강원도 모처로 보낸 장비도 우리 과학기술자들이 직접 운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박영일 과학기술부 차관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핵실험 대응태세와 관련해 개선이 요구되는 점들을 담은 ‘핵실험 탐지능력 및 방사능 방재대책 제고방안’을 내놓았다.
박 차관은 “지질연이 처음 발표한 진앙이 다른 기관의 추정위치와 약 50㎞의 오차가 발생해 국민에 혼란을 줬다”며 “핵실험 위치추정의 혼선을 막고 진앙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기상청과 지질연 간에 핫-라인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지난 97년 리히터규모 4.3에 달했던 경주 지진의 진앙을 기상청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앞바다’로 잘못 짚었으나 지질연이 ‘경주 남동쪽 9㎞ 내륙’으로 수정했고, 이번에는 지질연의 실수를 기상청이 바로잡았다. 과기부는 이처럼 기상청과 지질연 간 진앙 추정오차가 20㎞ 이상일 경우 검증을 거친 뒤 정확성을 높여 발표할 계획이다. 또 두 기관이 관측자료를 공유하되 진앙지 검토 방법까지 세밀하게 논의하도록 했다.
과기부는 또 핵실험 뒤 나타나는 제논·크립톤을 탐지할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구매조사단을 구성해 3개국에 파견했다고 공개했다. 환경방사능 자동감시망을 증설하고 지방방사능측정소에 대기입자 자동측정기를 설치하는 등 관련 시설도 확충할 예정이다.
박영일 차관은 지구관측위성인 ‘아리랑 2호’와 관련,“국가안보기관이 핵실험 지역의 감시를 위해 아리랑 2호를 포함한 다른 고해상도 위성 등 가용자원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