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허리라고 판단하고 육성정책을 강화한 지 벌써 7년 가까이 지났다. 특히 현 정부에 들어와서는 이노비즈 인증제도를 활성화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했으며 그 결과 현재 이노비즈 인증기업수가 5000개를 넘어섰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다. 위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일부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아래로는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창업하는 벤처기업이 있다. 따라서 우리 경제의 허리가 되는 중소기업 중 특히 기술에 기반을 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은 튼튼한 경제구조를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책이다.
우리 경제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의 또 하나의 축인 여성기업의 발전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OECD는 세계 GDP의 30%는 여성기업에 의해 창출되고 있으며, 이 수치는 성장세에 있다고 보고한다. 특히 선진국의 경제모델은 여성기업의 경제적 기여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전한다. 여성기업은 일반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낮고, 자기자본 비율이 높은데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높아 건실한 성장 모델이 되고 있다. 이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과 같은 축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건실한 성장기업을 육성해 우리 경제의 견고한 허리를 만들려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과 여성기업의 조화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술혁신형 여성기업의 현실은 매우 초라하다. 2006년 9월 현재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이노비즈 인증기업 총 5000여 개 가운데 여성기업 수는 140개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체대비 약 2.8%에 불과한 수치다. 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 중 여성기업의 비율이 약 40%라고 한다. 결국 현재 대부분의 여성기업은 소상공인 중심의 생계형 창업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술혁신형 여성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데 정부의 숙제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얼마 전에 이노비즈협회에서 기술기반형 여성기업의 실태를 조사한 적이 있다. 이번 실태조사는 현재 이노비즈 인증을 받은 기업과 기술에 기반을 두고 이노비즈 인증 신청 예정인 기업을 포함해 이루어졌다. 이 조사결과 가운데 흥미있는 것은 기술혁신형 여성기업의 대표들 가운데 많은 수가 이공계 출신의 대졸 이상 고학력자고, 창업 이전에는 주로 대기업이나 연구소 등에서 전문직으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또 기술에 기반을 둔 사업모델이 있고, 매출액의 10% 이상을 매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결과가 이렇다면 이제는 정부에서도 차별화된 여성기업 지원제도를 제시해야 할 시기다. 현재 여성기업을 위한 소상공인 중심의 생계형 창업지원제도에서 좀 더 발전시켜 단계별·업종별 여성기업의 지원제도를 제시해야 한다.
물론 생계형 중심의 여성기업 지원제도도 중요한 정책이다. 우리나라 여성인력 특성상 창업할 수 있는 업종에 한계가 있고, 특히 M자형으로 돼 있는 여성인력 구조에서는 소상공인 중심의 지원제도 또한 절실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 더불어 필요한 것이 업종별 지원제도다. 여성기업을 업종이나 창업아이템의 특성 그리고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술혁신형 여성기업은 초기 벤처기업 단계에서 벗어나 시장에서 기술기반 제품으로 대결을 벌인다. 이때는 많은 정보와 사업화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많은 정보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남성기업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 정보, 즉 네트워크 부재다. 이를 각 CEO의 역량으로 미루어 놓기에는 오랫동안 뿌리내려 온 문화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는 지원, 사업화 자금의 분산, 기술개발 자금 지원의 우선제도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인 기술혁신형 기업을 육성함과 동시에 우수한 기술혁신형 여성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우리나라가 연간 1인당 GNP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는 필수 요건이라 생각한다.
최옥헌 애듀미디어 사장 okhun@eslcaf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