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컴퓨팅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고 영업하는 시스템 유통업체가 크게 줄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한국IBM·한국HP 등 다국적 컴퓨팅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한국HP 공식 계약 파트너 ‘CR/VAR’를 지원하는 업체의 경우 매년 20% 이상 감소하고 있고 한국IBM ‘SP1’ 계약 업체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총판업체와 계약을 맺고 자체적으로 제품을 유통하는 재판매 업체(리셀러)는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IBM x86 서버를 취급하는 리셀러는 지난해 200개에서 1년 사이 800개로 600개 이상 크게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는 업체 사이에서 벤더와 직계약이 영업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벤더에 직접 주문을 하기 위해선 담보가 필요하고 매분기 판매량을 달성해야 하는 등 부담만 가중될 뿐”이라며 “자체 영업은 그만큼 리스크가 따르지만 운신이 폭이 넓어 많은 리셀러 업체가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국적 컴퓨팅 업체와 유통업체가 직접 계약을 하면 받는 ‘공식협력사 인증서’도 효력이 다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파트너사 인증이 업체 신뢰도의 척도였지만, 최근에는 엔지니어수·보유 자격증·레퍼런스 사이트 등 각종 기술 인증이 영업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한국HP 리셀러 업체 관계자는 “과거 벤더와 직계약을 맺었다는 자체가 자부심이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벤더사들도 직접 계약하는 업체가 늘어나면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벤더와 직접 계약하는 유통업체 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