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차이나유니콤과 2세대이동통신(CDMA) 서비스 제휴를 맺은 SK텔레콤이 자사 무선인터넷 플랫폼 ‘T-PAK’을 양사가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해 차이나유니콤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양사는 지난 6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이후 첫 사업으로 내년 상반기 단말기를 공동 조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부가서비스 공동 개발, 플랫폼 공동 개발 등에 대해 협력할 계획이다. 문제는 양사가 사용해온 무선인터넷 플랫폼이 서로 다르다는 점. 따라서 세부 협력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양사의 플랫폼 전략 공조가 최대 과제로 부상한 셈이다.
관련 업계는 플랫폼 공동 사용 합의 여하에 따라 양사 협력의 시너지 효과가 배가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산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중국 진출을 촉진하는 주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플랫폼 공조 제안=SK텔레콤은 최근 차이나유니콤 측에 플랫폼 공조 방안을 두가지로 압축해 제안했다. 차이나유니콤의 기존 플랫폼인 브루를 제외하고 SK텔레콤의 ‘T-PAK’을 사용하는 방안과 ‘브루온위피’ 성격의 중간 플랫폼을 도입하는 방안 등이다.
‘T-PAK’만을 적용할 경우, 양사의 휴대폰 SW를 사실상 통일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브루온위피는 한국 무선인터넷 표준인 위피 기반의 ‘T-PAK’을 기본 플랫폼으로 설정하는 대신 브루 기반 애플리케이션도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다.
차이나유니콤으로서는 기존 브루 기반 단말기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를 포기할 수 없다는 점에서 ‘브루온위피’ 형태가 더욱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평가다. 양사의 플랫폼을 통일하면서도 브루 기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 제휴 시너지 배가의 핵심=SK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은 내년 초 6종의 단말기를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부터 공동 조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단말기는 휴대폰 하드웨어 부품만 통일한 형태여서 공동 조달을 통한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 측은 단말기 공동 조달보다는 플랫폼 공조에 좀더 큰 비중을 두고 협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 차이나유니콤이 플랫폼에서 공조하면 기존 ‘T-PAK’이나 ‘위피’가 아닌 제3의 플랫폼 브랜드를 만드는 방안까지 열어 놓아 차이나유니콤 측에 운신의 폭을 넓혀준다는 방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CDMA 단말기 공동 조달보다 더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플랫폼 공조”라며 “단말기 공동 조달, 부가서비스 개발 등 양사의 시너지를 배가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차이나유니콤 측에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답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위피 기반 서비스 중국 진출의 기회=플랫폼 공조는 양사 전략적 제휴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 위피 기반의 국산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
무선인터넷 업계에서도 미국의 힐리오에 이어 모바일 솔루션 및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동반 수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나타내는 추세다.
또 다른 SK텔레콤 관계자는 “플랫폼 공조는 중국 내에서 위피 기반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라며 “플랫폼 공조는 몇 년이 걸릴지라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