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스포
유비쿼터스 세상이 오면 사람뿐 아니라 움직이는 생물과 일상의 평범한 사물도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 받는다. 센서에 네트워크 개념을 추가해 사물의 존재 및 위치까지 감지하면서 네트워크에 연동,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제어하는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가 구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USN은 △필요한 모든 것(곳)에 전자태그를 부착하고(Ubiquitous) △이를 통해 기본적인 사물의 인식정보는 물론이고 주변의 환경정보(온도·습도·오염·균열 정보 등)까지 탐지해(센서) △이를 실시간으로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그 정보를 관리하는 것(네트워크)으로 정의할 수 있다. 모든 사물에 컴퓨팅과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부가하는 셈이다.
무선 네트워크 솔루션 전문업체 맥스포(대표 황성일 http://www.maxfor.co.kr )는 농업·교통·국방·홈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USN을 구현할 수 있는 소형, 저전력 무선 센서 네트워크 통신 모듈을 개발, 공급하는 업체다.
이 회사가 개발한 무선 센싱 모듈은 실시간 무선 계측 및 데이터 전송을 위해 초소형 운용체계(OS)와 프로세서를 탑재한 저전력을 실현했다. 특히 무선 센서 네트워크용 범용 OS인 ‘타이니(Tiny)’ 기반으로 설계된 이 모듈은 세라믹 안테나를 채택, 고주파(RF) 효율을 극대화했다.
타이니 OS는 미국 UC버클리대학이 스마트 더스트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한 USN용 초소형 OS로 현재 데이비드 쿨러 버클리대 교수가 기술 개발과 산업화를 주도하고 있다. 저전력, 초소형, 저가의 노드 모듈과 최소한의 하드웨어 리소스를 사용하는 내장형 OS로 다양한 멀티태스킹을 지원한다.
실제로 맥스포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정광화)과 공동으로 구축한 농산물 무선 계측 전송 시스템은 수송중인 농산물 품질 변화에 대한 수집 데이터는 물론이고 위성 위치확인서비스(GPS)를 이용한 위치 정보를 일반 CDMA 네트워크를 통해 관리자 휴대폰이나 서버에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따라서 고급 농산물이 유통 및 이송 과정에서 진동이나 충격으로 손상되거나 온도 및 습도 변화로 인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맥스포의 무선 모듈은 향후 교량이나 터널 등 건축물의 안전성 원격 감시와 교통 분야는 물론이고 국방·물류·건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접목시키면 적지 않은 산업 파급 효과가 예상돼 관련 기관 및 업계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산불 방지를 위해 이 무선 센서 노드를 곳곳에 일정 간격으로 설치해 놓으면 실시간으로 감지,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또, 가스 누출 감시에 적용할 경우 가스차단기가 곧바로 작동하고 관계자에게 문자메시지가 전송되는 등의 실시간 대응을 할 수 있다.
맥스포는 최근 전자부품연구원이 실시하고 있는 전자정보통신분야 유망 중소벤처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금도 유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맥스포는 USN을 구현하는 무선 센서 네트워크 통신 모듈 개발 및 보급을 통해 올해 50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18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인터뷰-황성일 사장
“무선 네트워크 모듈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황성일 맥스포 사장은 정보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전통적인 컴퓨팅 환경이 유비쿼터스 컴퓨팅 단계로 진화하고 있으며 무선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각종 사고나 재해 예방, 모니터링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유비쿼터스 인프라의 근간이 되는 무선 네트워크 모듈의 저가화와 소형화, 지능화 추세에 따라 유통·물류·교통 등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고, 결국에는 지능형 USN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사장은 “맥스포가 최근 구축한 농산물 무선 계측 전송 시스템은 유통이나 수송중인 농산물의 품질을 직접 관리할 수 있어 농산물 이력 정보만을 제공하는 전자태그(RFID) 기반의 생산 이력제보다 한 단계 발전한 형태로 향후 농산물뿐 아니라 축산·수산업 분야로까지 확산·보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USN 기반 주파수별 위치 인지 모듈과 USN/RFID 통합 모듈, 무선 센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제품, 센서 네트워크 분석시스템 등을 출시해 미래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를 선도할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황 사장은 따라서 “여러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들과의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특수 사업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발굴, 적극 상용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경바스컴
대경바스컴(대표 한대현 http://www.dkvascom.co.kr)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음향장비의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1987년 창업한 대경바스컴은 외국의 다양한 음향기기를 국내에 소개하는 유통 전문업체로 출발했다. 하지만 국내 음향기기 산업이 외국 제품에 의존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국산 제품 개발에 나서며, 기술 기업과 제조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회사의 대표 상품 중 하나가 된 무선 마이크 시스템을 개발했다. 무선 마이크는 수입 대체 상품으로 국내 음향기기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개발과 함께 원천기술 확보에도 힘써 다수의 특허와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 외산 제품에 뒤지지 않는 품질을 갖추려는 노력도 꾸준히 해 지난 2003년 전자부품연구원으로부터 ‘품질보증업체지정서’ 인증을 취득했다. 또 2004년에는 ‘이노비즈’ 인증을, 지난해에는 ‘우수제품마크인증서’ 인증을 잇달아 취득했다.
현재 대경바스컴은 ‘바스컴(VASCOM)’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유무선 마이크 시스템 △믹서 △앰프 △회의용 시스템 △가이드 시스템 △동시통역 시스템 △CCTV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이들 제품이 올리는 수입 대체효과만 연간 120억 이상에 이른다.
특히 무선 마이크 시스템 분야에서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최근에는 기존의 무선 마이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LCD 무선 마이크도 출시했다.
대경바스컴이 국산 음향기기 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업체들은 품질로 따돌리고, 유럽과 미국의 제품들에 대응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한대현 사장은 “무선 마이크, 동시통역 시스템 등 다품종 소량 생산이 필요한 산업설비용 제품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일반 양산형 제품이 아닌 분야에서는 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국산 음향기기 업체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대경바스컴은 산업 및 방송·영상기기 분야에서 다양한 기기 개발과 시장 확대를 통해 2010년 1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마이크 및 스피커 시스템 등의 음향장비 개발업체에서 영상장비로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준비중인 분야는 기존의 핵심 기술인 무선 마이크 기술을 응용한 회의용 시스템이나 투어가이드 시스템 등이다.
이와 함께 현재 포이동 본사와 의정부 공장, 서울과 부산의 5개 영업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 조직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경바스컴 측은 “전문 음향기기 시장에서는 월마트나 한국의 이마트같이 무엇이든 다 구매할 수 있는 전문 음향기기 유통회사를 지향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영상기기·보안기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이루기 위해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한대현 사장
“음향장비 산업의 국산화를 이끌고, 자체 브랜드 ‘바스컴’으로 외산 제품과 정면승부 하겠습니다.”
한대현 대경바스컴 사장은 수입 제품의 국산화를 통해 제품의 수준도 올리고, 수입을 억제하는 역할도 하겠다는 신념이 있다. 수입 억제가 곧 수출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에서다.
한 사장은 개발과 제조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국내 제조업이 쇠퇴기를 맞고 있음에도 과감하게 공장 등 생산시설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사실 경영지표로만 보면 한 사장의 과감한 투자는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회사의 특징과 장점을 살리기 위한 장기전략의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한 사장은 “3년 전 스피커 공장을 인수한 것도 국내에서는 대경바스컴이 원하는 목적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줄 회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공장 인수로 대경바스컴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생산하게 됐고, 이를 통해 회사의 색깔을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피커 공장을 인수한 뒤 지금까지 스피커 시스템 생산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는 회사의 특징과 장점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의 일부라고 믿기 때문에 지금도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고품질과 양산 제품으로 구분되는 제조업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사항이 서로 다를 수 있는 부분에서 차별화된 기능과 가격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틈새 전략과 틈새 상품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기는 어려워도 국산 음향기기 전문업체라는 대경바스컴의 특징과 장점은 충분히 부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