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확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오던 오라클이 리눅스 세계에서도 메이저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때마침 비슷한 시기에 세계적 컴퓨팅 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오픈소스 자바를 내놓겠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컴퓨팅 기업들의 잇단 지지로 오픈소스가 세력 확대에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오라클의 노림수 뭔가=오라클은 강력한 리눅스 지원 정책인 ULP를 발표, 운용체계(OS)에서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모든 솔루션을 갖추게 됐다.
오라클은 세계 최대 DBMS 고객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과 독자 개발을 통해 미들웨어와 전사자원관리(ERP) 등 다수의 애플리케이션을 확보,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기업용 SW업체로 자리매김했지만 유독 OS만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미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세계 최초로 리눅스를 지원하는 DBMS를 출시하는 등 리눅스 지원에 박차를 가해왔다. ULP 성공을 위해 오라클은 전 세계 17개 글로벌 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7000여명의 직원을 투입한다. 이번 ULP는 세계 최대 리눅스벤더인 레드햇을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ULP는 현재 레드햇으로부터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에게 레드햇보다 5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동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레드햇의 모든 고객을 오라클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레드햇을 죽이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오라클이 레드햇을 인수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ULP를 통해 레드햇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확보한 후 레드햇을 인수, 세계 최대 리눅스 OS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겨냥하고 있다.
◇날개 단 오픈소스=글로벌 컴퓨팅 기업과 단체의 잇단 지지를 받으면서 오픈소스 SW 사업이 메이저 시장으로 도약하는 중대 전환점에 놓이고 있다. 오라클과 선이 각각 리눅스 사업 참여와 개발 일정을 확정, 글로벌 컴퓨팅 업체의 리눅스 사업에 불을 지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레드햇 리눅스’를 완전하게 지원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리눅스를 더욱 향상시키고 더욱 빨리 채택시키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너선 슈워츠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도 “자바 플랫폼을 오픈소스화하겠다”고 전격 천명하면서 “앞으로 오픈소스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선은 지난 8월에 자사 서버용 OS인 솔라리스를 오픈소스화한 ’오픈솔라리스(OpenSolaris)’를 공개하기도 했다.
EU정부도 오픈소스에 대한 애정 강도를 높이고 있다. EU는 ‘오픈소스 품질평가컨소시엄(SQO-OSS:Software Quality Observatory for Open Source Software)’에 지원하는 기금을 최근 400만달러로 확대했다. SQO-OSS는 오픈소스와 이를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 상용화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익종·정소영기자@전자신문, ijkim·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