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산학협력사업에서 제 몫 찾기에 나섰다.
전국대학교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회장 서판길 포스텍 산학협력단장)는 지난 26∼28일 사흘간 제주에서 105개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 및 추계 세미나를 열었다.
협의회는 이 자리에서 ‘산학연구과제 기본합의서(안)’에 관해 논의하고 추후 각 대학의 의견수렴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중 ‘대학과 기업간의 산학연구과제계약에 관한 건의문’을 정부와 산업계 등에 제출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대학과 기업간 산학협력 연구 과정에서 기업이 연구비를 제공하는 경우 이에 따른 연구 성과물의 권리가 모두 산업체에 귀속되는 것은 대학에 불리한 구도라며 시정을 촉구했다.
그간 정부의 공동연구관리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산업체―대학간 연구과제는 연구비를 지원하는 산업체가 주도권을 갖고 계약안을 작성, 연구 성과물의 권리를 대부분 산업체가 갖는 것이 관행이었다.
특히 사업 관련 지원인력이 부족하거나 대외 인지도가 높지 않은 지방 중소대학은 산업체의 연구비를 받기 위해 산업체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A대학 공대 교수는 “연구 중심으로 활동해온 교수들은 계약 등에 관해 전문 지식이 없어 대부분 산업체의 요구를 따르기 마련”이라며 “이 경우 향후 지적재산권을 두고 논란이 커질 가능성이 적지않다”고 지적했다.
서판길 협의회장은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대학과 산업체가 연구성과를 공유해 상호 발전하자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산학연구과제 기본합의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같은 대학측의 주장을 산업체가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산업체는 대학 연구활동에 대한 대가로 연구비를 지급하고 있는 점과 실제 사업화 과정에서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위험비용 등을 이유로 연구성과물 공유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