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유지보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제조업체(벤더)에 관계없이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유지 보수 시장이 개막한 데 이어 컴퓨팅업체·대기업은 물론 중소업체까지 IT 인프라 운영 사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대기업 “유지보수 내놔” = 먼저 IT서비스 업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LG엔시스가 기존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를 ‘소프라’로 업그레이드해 출시할 예정이고 삼성SDS·LG CNS·KT SI사업본부·현대정보기술 등도 유지보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컴퓨팅 업체와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그동안 그룹 시스템 유지 보수 업무를 컴퓨팅 업체에 넘겨 왔으나, 최근에는 중소업체와 제휴를 통해 이를 회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컴퓨팅 업체의 한 임원은 “이런 움직임은 컴퓨팅 업체 수익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 업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화하는 IDC도 변수 = KT 등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보유한 업체도 유지보수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순히 서버 설치 공간을 빌려주는 부동산형 IDC 사업에서 벗어나 기업 IT 인프라 운영과 유지보수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 KT는 IDC 차세대 모델 인터넷 컴퓨팅센터(ICC)를 선보였다. 남수원 전화국을 리모델링한 ‘ICC 남수원 노드’에서는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뿐 아니라 IT 인프라 운영 기능까지 제공한다.
한국썬도 인도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IT 인프라 아웃소싱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우기술은 용인 죽전에 IDC를 건립, 외국계 연구소 및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한 물밑 영업에 나섰고 시스템 운용 기술 인력을 확보한 시스원도 IDC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달라진 경쟁 구도 = 컴퓨팅업체가 시스템을 공급하면 유지보수는 협력사가 한다는 암묵적인 관행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시스템과 별도로 통합 유지 보수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적도, 아군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최근 LG CNS와 싸이클론은 L회사 유지보수 프로젝트에서는 경쟁했지만, H 신용정보회사 프로젝트에서는 손잡고 공동 수주에 나섰다.
한 업체 관계자는 “몇 년전만 해도 유지보수 시장은 상당히 정적인 시장이었는데 지금은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한다”면서 “가격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수익 모델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