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디스플레이나 휴대폰 등 첨단 디지털 기기의 핵심에는 금·은·구리 등 각종 금속을 이용한 소재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최근네는 휴대폰의 전자파를 막는 전자파차폐재나 PDP의 영상 신호를 전달하는 전극의 재료로 은이 널리 쓰이고 있다. 은 입자를 개어 놓은 풀과 같은 모양의 페이스트로 만들어 사용한다. 문제는 이들 금속 소재를 다루는 기술이 국내에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생산 공정에 직접 사용되는 페이스트의 경우 휴대폰 전자파차폐재는 몇년 전부터, PDP용 페이스트는 최근 1∼2년 사이 국산화의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원천 소재인 은 입자는 아직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 휘닉스피디이(대표 이하준 http://www.pde.co.kr)는 브라운관 부품과 PDP 파우더 등 세라믹 재료에 이어 나노 금속 소재 분야를 차세대 사업으로 선정, 첫 성과로 전자파차폐재용 은 분말을 개발해 국내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은 분말 입자의 미세구조를 자유롭게 제어하는 기술을 확보, 수입 제품에 못지 않은 전자파 차폐 효과를 나타내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연간 5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전자파 차폐 도료 시장에서 수입 대체 및 원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한 은 분말 관련 기반 기술을 확보한 것이 의미있다는 평가다. 은은 전기 전도도 등 각종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고 항균·항취 등의 기능도 있어 전자제품은 물론, 생활 및 의학용품 등에도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휘닉스피디이는 PDP 실버페이스트용 은 입자도 연말까지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설비를 도입,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자동차 안테나나 태양전지의 전극, 면발광 백라이트유닛(BLU) 전극 등의 재료 및 도전성 부품 등 적용분야가 다양해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계열사로 편입한 금속소재 재처리 전문 업체 휘닉스엠앤엠을 통해 금속 소재를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 나노 소재 사업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인터뷰]이하준 사장
“국내 금속 소재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하준 휘닉스피디이 사장은 부품소재 분야 전문 업체로의 도약을 위해 나노 금속 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회사 초창기 브라운관용 세라믹 부품을 국산화해 세계 정상급 업체로 자리잡았고 평판디스플레이의 등장에 맞춰 PDP용 세라믹 소재를 개발, 변신에 성공한 성과를 신사업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국내 전자산업이 성장하면서 첨단 부품소재의 국산화 및 현지 조달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오랜 투자와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한 부품소재 분야의 확고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첫걸음이 전자소재용 은 분말 개발이었다. 세계적 휴대폰·디스플레이 강국이면서 핵심 소재는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에 도전한 것이다.
금속 소재 재처리 업체인 휘닉스엠앤엠을 인수하는 등 금속소재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도 착착 놓고 있다. 이 사장은 “디스플레이용 세라믹 소재 기술에 이어 금속 소재 기술을 확보, 소재 분야 핵심 기술력을 가진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