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이동통신 3사의 실적 결과를 보면 ‘순증 가입자는 LG텔레콤, 접속료 수혜는 SK텔레콤, 연말 또 한차례 격전을 예고하는 이동통신 시장’이라는 특징으로 요약된다. 시장포화 상태에서도 LG텔레콤은 지난 3분기 순증 가입자 규모에서 SK텔레콤·KTF를 제치는 이변을 연출했고, 올해 발신자번호표시(CID) 무료화 및 성인콘텐츠 중단으로 매출 타격을 우려했던 SK텔레콤은 접속료 조정 덕분에 간신히 올 매출목표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사 모두 통신위원회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지난 3분기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구조가 개선되기는 했으나, 반대로 그만큼 ‘실탄’을 보유하게 돼 연말을 앞두고 다시 한번 가입자 유치경쟁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선 LG텔레콤은 올해 가입자 목표치였던 690만명을 이미 지난달 넘어서 700만명 고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지금대로라면 연내 700만명 달성은 무난하다는 게 내부의 판단이다. 가입자 증가세가 꺽이지 않은 덕분에 마케팅 비용을 2분기에 비해 7%나 줄이고 접속료 수입이 전 분기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은 평소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까지 올해 전체 설비투자 목표 4000억원 가운데 2400억원 가량을 투입해 투자예산을 60%선에서 묶은 것도 한몫했다.
무엇보다 지난 3분기 실적에서는 상호접속료 조정의 영향도 컸다. SK텔레콤은 변경된 상호 접속요율에 따른 정산수지 증가폭이 3분기까지 500억원 가까이 늘었고 연말까지는 7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KTF는 올초 접속료 정산수지 변경분으로 600억원을 반영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배이상 많은 13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텔레콤은 개정 접속료를 소급 적용할 경우 지난 상반기까지 190억원 감소, 올해 전체적으로는 400억원 가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이동통신 3사 전체적으로는 3000억원 안팎의 접속료가 조정됨으로써 SK텔레콤의 실적에 적지 않은 혜택을 주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 3분기 ‘시장안정화’라는 뚜렷한 기조가 4분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SK텔레콤만해도 4분기에는 공격적인 영업을 시사하고 있다. 이익율의 잣대인 에비타 마진의 경우 SK텔레콤은 연초 38%선을 제시했지만 지난 3분기까지 40%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나설 경우, 이에 자극받은 KTF·LG텔레콤도 맞대응할 것으로 보여 연말 이동통신 시장은 또 다시 치열한 가입자 유치경쟁을 재연시킬 공산이 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