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시장과 달리 소폭이나마 가입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도 최근에는 저변에서부터 정체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동통신 사업자의 주수익원인 통화료 매출을 좌우하는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과 월평균통화량(MOU) 모두 증가세가 둔화되는 이중 침체 현상을 서서히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 3세대이동통신(WCDMA/HSDPA)이나 와이브로, EVDO rA 서비스 등이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지 못할 경우 이동통신 시장의 제자리걸음도 곧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통화료 매출의 잣대인 가입자와 ARPU·MOU도 함께 성장해 왔으나 최근 들어 두 가지 지표의 정체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매년 되풀이돼 온 요금인하 관행에 따라 ARPU 증가율에 비해 MOU 증가속도가 높았으나, 근래 들어서는 이마저도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올해 말 가입자 4000만명 시대를 맞이하고 마침내 가입자 증가는 한계에 다다른다고 가정하면 ARPU와 MOU의 침체는 곧바로 통화료 매출 성장의 적신호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8월부터 올 8월까지 2년간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ARPU와 MOU(발신 기준) 증가율을 보면 이 같은 양상이 두드러진다. SK텔레콤은 ARPU와 MOU가 지난 2004년 8월 말 4만2976원과 188분에서 지난해 8월 말 4만4152원과 198분, 4만4208원과 202분(추정치)으로 각각 나타났다. ARPU만 놓고 보면 지난해 2.7%, 올해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고 MOU는 지난해 5.3%, 올해는 2% 증가한 정도다. KTF는 ARPU·MOU가 지난 2004년 8월 말 기준 3만8250원과 168분에서 지난해 8월 말 4만59원과 167분, 올해는 3만8885원(추정치)과 164분(추정치)로 각각 파악됐다. ARPU는 지난해 4.7% 올랐다가 올해는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인하의 여파로 오히려 2.9% 감소했다. MOU도 오히려 1∼4분 줄어든 것이다.
LG텔레콤은 ARPU와 MOU가 지난 2004년 8월 말 기준 3만4044원과 150분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3만6809원과 169분, 올해는 3만6660원과 189분으로 각각 집계됐다. ARPU는 지난해 8.2%, 올해는 마이너스 0.4%를 기록했고 MOU는 지난해 12.7%, 올해는 11.8% 각각 증가했다.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 후 가장 많은 우량 가입자를 유치, 다양한 요금할인 상품을 내놓은 덕분에 지난 2년간 높은 ARPU를 유지하면서 MOU 증가세가 뚜렷해 SK텔레콤·KTF와 비교적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최근 ARPU와 MOU 정체현상은 3사 모두 마찬가지며 신규 가입자 규모가 늘지 않는 이상 앞으로 매출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되풀이되는 요금인하 압력을 견디려면 답은 무선인터넷 등 신규 서비스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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