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통·방융합기구 개편 방안으로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1대 1 통합을 골자로 한 ‘방통융합위원회’ 안을 제1 안으로 상정한 가운데 한나라당 등 정치권의 움직임이 정부기구 개편의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한나라당은 방송통신융합추진위가 마련한 정부 안과 별도로 독자 안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지지부진할 경우 대선 공약으로까지 이어 갈 계획이어서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방송통신융합특별위원회(위원장 이재웅 의원)는 이에 따라 내달 7일 우선 정통부와 방송위 관계자를 불러 각 기구의 주장을 청문할 예정이다. 나아가 정부 안에 대응하는 별도의 통·방융합기구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론’으로 민다=한나라당 방통융합특위는 이미 두 차례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앞으로 2∼3차례 회의를 더 열고 정기국회 회기 전 관련 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방통융합특위 관계자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당지도부가 특위 활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특히 김형오 원내대표는 KT 미디어센터 등 통·방 융합 현장을 견학하는 등 당 차원에서도 방통융합기구 및 IPTV 등 산업 현실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이 제출할 별도 법안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위에서 법안을 만들면 당 지도부에 보고하고 공청회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며 “당론으로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정부 안이 나와도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방통융합특위에는 현재 이재웅 의원 외에 김석준 제4정조위원장, 이주호 제5정조위원장과 김희정·서상기(과기정위)·김양수·정종복(이상 문광위) 의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학교수 K씨와 P씨 등 외부 전문가 4명도 참여하고 있다.
◇‘대선 공약’ 수준까지=한나라당은 특히 정부 여당에서 제출한 방통융합기구 개편안이 부실할 경우 대선 공약으로까지 연계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실제 내년 말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신문법과 방송법 등의 개정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한나라당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정부 안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한나라당이 상임위원 수에 대해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배려를 하거나 전체 위상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경우 국회에서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여당, 일단 ‘우선순위’에서 밀려=채수찬 열린우리당 의원이 주도한 방·통융합TF가 사실상 해체된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직을 다시 만들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재선인 이종걸 의원(법사위)이 재구성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기정위 소속의 변재일·유승희·강성종 의원 등은 언제든지 주도적으로 참여할 태세다. 이 움직임에는 강봉균 정책위의장의 통·방융합에 대한 강한 의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여당이 신당 창당 등 사분오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당 안팎의 사정상 통·방융합은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태다. 따라서 당의 진로와 상관없이 일단 과기정위·문광위·정무위·법사위 등 해당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통·방융합)법을 만들더라도 무조건 계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당은 당 진로와 상관 없이 정부안의 국회 통과를 강하게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