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멀티미디어 기기 소비자 원성 잦다

 자동차용 멀티미디어 기기와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FM트랜지스터 등 일부 제품은 순정 부품과 호환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자동차 대시 보드에 장착하는 카PC도 내부 열 문제로 정지되는 현상이 빈번하다. 일부 제품은 사용 차량이 제한적이지만 마치 모든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해 구매 후 교환과 환불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자동차용 제품 출시 봇물=차량용 멀티미디어 기기가 크게 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차량용 주변기기 시장을 월 1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내비게이터·PMP뿐 아니라 디빅스플레이어·PC·DMB 등도 자동차용 카팩이 따로 출시되는 상황. 한국액센 측은 “국내 차량용 주변기기 시장은 매년 30% 이상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품뿐 아니라 관련 제품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멀티미디어 기기 수입은 지난해에 비해 100%가량 성장했다. 대부분 대만·중국산 제품이며 시거잭 확장팩, 거치대, 차량용 USB 등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DMB 등 자동차에서 즐기는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늘면서 이를 지원하는 2.5인치 저가형 디빅스플레이어 수입도 크게 증가했다.

 ◇호환성, 발등의 불=차량용 제품 출시가 늘었지만 호환이 안 되는 등 문제점도 불거지고 있다. DMB·내비게이션·디빅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멀티미디어 기기가 근원지다. DMB와 내비게이션 복합기는 듀얼 화면을 제공하는 등 편리하지만 자주 멈춰 소비자 원성이 높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급격한 시장 확대에 따라 제품을 무리하게 출시했기 때문”이라며 “일부 차량용 디빅스 제조업체는 출시 후 한 달 만에 제품 전부를 리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차량용 DMB도 수신 성능 때문에 말이 많다. 100㎞ 속도에도 원활하게 시청할 수 있다는 광고가 버젓이 붙어 있지만 음영 지역 발생과 끊김 현상이 빈번하다. MP3 파일을 차량에서 무선으로 들을 수 있는 ‘FM트랜스미터’는 중국산 저가 제품을 무작위로 수입해 국내 라디오 방송 주파수와 겹치고 있다.

 자동차 대시 보드에 장착하는 PC 등 ‘인대시 타입 제품’은 열에 지나치게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카PC 제품은 여름·겨울철 운전 중 정지되거나 부팅이 안 되는 현상이 반복되지만 이를 운전자 부주의로 돌리고 있다.

 ◇표준 문제 해결해야=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 차량용 제품의 표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요 제품은 수입업체가 대부분 영세해 MIC 등 필수 인증만을 받은 뒤 시장에 유통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기기는 장착 후 순정 핸들 리모컨과 호환조차 안 되고 있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차량용 제품은 대부분 쇼핑몰에서 이미지만을 보고 구입해 기능 구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일련 번호 통일 등 표준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장 광고도 문제다. 차량용 멀티미디어 기기는 자동차에 장착한 뒤에야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만큼 지원 차량 여부 및 장착 방법 등을 사전에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것.

 강명종 컴오즈 팀장은 “쇼핑몰에 올라 있는 사진 대부분이 고급 차량에 설치된 모습이며 소비자를 현혹할 만한 요소가 많다”며 “제조사는 인대시 타입에 대해서는 장착 전 상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