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개발 층 다양해진다

반도체 설계인력이 주도했던 반도체 업계에 시스템 인력은 물론 소프트웨어와 부품 인력까지 다양하게 포진되는 등 개발인력 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이러한 인력 구성은 새로운 개념의 반도체를 개발해 낼 수 있는 근간이 될 것으로 기대돼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반도체·LG반도체·하이닉스반도체 출신의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기술인력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대학을 갓 졸업한 인력을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으로 재교육할 만한 여건을 가진 곳은 대기업 정도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중소기업의 개발인력까지도 이들 대기업 출신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업계에 다양한 요구가 쏟아지고 반도체 개발방향도 시스템온칩(SoC)에 맞춰지면서 중소 벤처 기업들도 다양한 인력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진 뿐 아니라 개발을 총괄하는 연구소장까지 다양한 출신성분으로 재구성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인력구성 다양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대표적인 업체로는 엠텍비젼(대표 이성민)이 꼽힌다. 이 회사는 최근 김진태 전 시스템검증지원센터장을 영입해 기술 개발의 총괄 역할을 맡기는가 하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은 꾸준하게 영입해온 결과로 R&D 센터 구성의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필요한 변리사를 지적재산관리를 위해 영입하기도 했다.

 고주파(RF)칩 전문 업체인 FCI(대표 윤광준)는 수정진동자를 개발하는 업체인 이노자인의 김종식 사장을 기술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수정진동자는 수동부품 중 하나로, 통신에 관련된 전자제품에는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다. 수정진동자와 FCI의 RF 칩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사업확대를 위해서는 포괄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영입했다는 것이 FCI 측의 설명이다.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과 국내 거점 외국계 반도체 업체들도 인력층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지금의 두 배 이상 확보해 시스템온칩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디자인센터를 연 프론티어실리콘과 맥심은 국내 완성품 업체에서 개발을 맡던 기술인력을 채용했다.

 김귀남 프론티어실리콘코리아 사장은 “디자인센터에 국내 한 휴대폰 업체 출신의 개발 인력이 들어왔다”며 “반도체만 알아서는 고객의 원하는 제품을 개발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으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시스템 인력이나 소프트웨어 인력을 간절히 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