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40억원이 투입된 성층권 무인비행선 사업이 무산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30일 산업자원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산업자원부가 지난 2001년부터 ‘차세대 신기술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다목적 성층권 장기체공 무인비행선 개발사업’이 경제성을 이유로 기술 개발 5년 만에 용도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성층권 비행선 사업이란 정부가 내년까지 총 456억원을 투입해 지상 20㎞의 성층권에 200m 크기의 거대한 비행선을 띄워 통신중계·기상 이변 및 산림 감시·공중조기경보체계 구축 등 용도로 활용하려던 계획을 말한다.
이 계획에 따라 항우연은 지난 2004년까지 200m급 비행선의 축소모델인 50m급 비행선 두 대를 개발해 3㎞ 상공까지 성공적으로 올리고 시험비행 테스트를 마치는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산업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원(ITEP)이 지난해 기술평가를 실시한 결과 국내 통신환경이 이 사업을 기획했을 당시와는 많이 변했고 경제성도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비행선을 통신 기지국으로 활용하는 방안 역시 통신사업자의 지상 기지국을 통한 이동통신망 구축으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ITEP 관계자는 “200m짜리 비행선 격납고를 짓는 데만 700억∼800억원이 추가로 들어가는데다 이동통신 인프라가 모두 구축돼 있어 비행선 사업의 효용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비행선 제작에 들어가는 소재 개발과 함께 면직용 태양전지나 연료전지, 여압장치 기술 개발이 병행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범부처 차원으로 추진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