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이 IT서비스 업체인 ‘베니트’를 전격 인수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니트 대주주인 미국 CA와 인수 협상을 벌여온 코오롱은 최근 베니트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로 최종 확정하고 대주주로 부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9월 8일자 1면 참조
베니트는 지난 1999년 CA와 코오롱이 합작해 설립한 IT서비스 업체로 CA가 지분 70%를, 코오롱아이넷이 30%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그동안 줄곧 인수를 추진해 온 코오롱아이넷은 당초 CA 지분 전량을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입장을 선회, CA가 갖고 있던 70%의 지분 중 40%만 추가 인수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전체 지분의 70%를 확보해 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인수 금액은 18억원 정도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베니트는 코오롱아이넷의 자회사로 새 출발하게 됐으며 그룹 시스템관리(SM) 위주로의 대대적인 사업모델 변신이 불가피해졌다.
코오롱 측은 “그동안 CA 측과 막후 협상을 진행해 최종 결론을 내렸다”며 “인수 후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당분간은 조직 내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명을 비롯한 일부 인력의 조정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사업 모델을 포함해 일부 구조 조정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코오롱과 CA본사 측은 “글로벌 차원에서 합작사(조인트 벤처) 지분 정리를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천명했으며 매각 가격을 포함한 세부 항목을 조율해 왔다. 지난 달 방문한 CA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도널드 프리드먼은 “한국업체와 조인트벤처는 흥미있는 일이었으나 수익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며 “최근 CA는 중요하지 않은 사업을 정리하고 있으며, 핵심 역량을 집중해 베니트와의 조인트벤처도 정리 작업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아이넷이 베니트 인수에 나선 것은 MRO업체 코리아이플랫폼 인수를 통해 그룹 내 MRO를 편입한 데 이어 SM 등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IT와 유통을 결합한 새 비즈니스 모델 수립을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베니트는 지난 99년 11월 CA와 코오롱아이넷(당시 코오롱정보통신)이 각각 7 대 3 지분으로 설립했는데 지난 해 라이거시스템즈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2005년 기준으로 매출은 300억원 정도를 달성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