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IT부품 재고, 사상 최고

 일본의 전자부품 등 IT 분야 재고가 사상 최고치에 달해 이 상태로라면 연말 이후 전자 및 전자부품업계를 중심으로 한 감산 조치가 잇따를 전망이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9월 전자부품·디바이스 재고지수’가 162.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00년 IT 조정기 때 ‘100’을 기록한 것에 비해 무려 62.7이나 껑충 뛰어 오른 것으로 현재의 일 IT 재고의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재고지수가 이처럼 높아진 이유로는 휴대폰·평판TV·PC·반도체 등의 부품 재고 누적이 꼽힌다.

9월 전자부품·디바이스 재고지수는 최고치였던 8월 지수보다 7.3%나 상승하며 역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재고율도 145로 전월 대비 7.4% 상승했다.

특히 재고가 급증하고 있는 분야는 휴대폰용 중소형 LCD 패널과 메모리다. 부품업체들이 휴대폰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에 따른 기종 변경 수요 확대를 노리고 생산량을 늘린 것이 주 원인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LCD 패널 구동용 IC 등 휴대폰용 고정밀 제품의 재고가 급증했다. 또 디지털카메라, 캠코더에 사용되는 CMOS 촬상소자, 전하결합소자(CCD)도 카메라업체 증산에 대응한 동반 생산분 재고가 누적됐다.

이에 대해 반도체업계는 “지난 봄에는 부품 공급이 딸렸지만 여름 이후 공급 부족이 해소된 상태”라며 “올 연말 대목기 IT제품 판매 여부에 따라 생산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잔뜩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업계는 11월 초부터 시작되는 연말 대목기 판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휴대폰 신기종 판매 △평판TV 판매 △내년 초 출시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형 기본운용체계(OS)를 장착한 PC 판매 등이 생산 동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지난 3분기(7∼9월) 실질 성장이 연 1.6%로 둔화된 미국 경제 동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이와총합연구소 측은 “IT 제품 및 부품의 생산 조정은 최종·최대 수요지인 미국의 경기 동향과 연동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