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2일 국내 개봉된다.
세계적인 거장 켄 로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1920년대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휘말린 두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렸다. 아일랜드에 펼쳐진 ‘보리밭’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인상을 풍기지만 이 영화는 그 푸른 물결 속에 피냄새가 난다고 노래한다.
옥스퍼드 법대 출신의 켄 로치 감독은 이 영화가 영국을 반대하기보다 계급간의 연대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강조하지만 영국 제국주의의 폭력성에 대한 에누리없는 묘사는 그의 작품 중 가장 신랄하다.
1920년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진압하러 온 영국 해군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서 노동자들이 게릴라를 조직한다. 런던으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었던 의학도 다미안(킬리언 머피)은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소년을 때려 죽이는 사건을 목격한 뒤 형 테디(패드레익 딜레이니)의 게릴라군에 참가한다. 영국이 내놓은 협정안을 놓고 형제는 적으로 갈라져 대립하게 된다.
평생 소외된 약자들의 삶을 조명해온 켄 로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강렬하고 서정적인 그만의 영화 세계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