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인텔, 상대 땅 빼앗기 `공방`

 컴퓨터용 CPU 시장 양대산맥 인텔과 AMD가 지금까지 자사가 강점을 보이던 시장을 상대방에 크게 잠식당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시장조사 업체 머큐리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AMD는 노트북PC용 CPU공급량을 전 분기에 비해 무려 50%나 늘리는 발군의 성적으로 80%대였던 인텔의 시장점유율을 70%대로 끌어내렸다. 이에 질세라 인텔도 지난 6월 출시한 제온5100 서버 프로세서로 대공세를 펼친 결과 수 분기 동안 AMD에게 허용했던 서버 칩 출하량 선두를 AMD로부터 탈환했다.

◇인텔, 서버 시장 되찾다=머큐리 리서치 딘 맥캐론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인텔이 서버 프로세서 시장에서 점유율을 되찾아가고 있는 반면 AMD는 노트북용 칩 판매가 크게 늘었다.

3분기 전체적인 시장 점유율(유통채널 공급 기준)을 보면 인텔은 x86 기반 데스크톱, 노트북, 서버 프로세서 시장에서 76.1% 점유율을 차지했다. AMD는 23.3%다. 1년전 인텔 점유율이 80.7%, AMD가 17.7%였던 점을 감안할 때 AMD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은 상황이다.

인텔은 지난 6월 출시한 제온5100 서버 프로세서에 힘입어 3분기 서버 칩 출하량이 AMD를 넘어섰다. 최근 몇 분기동안 옵테론 프로세서의 우수성을 내세워 인텔을 무력화시킨 AMD에 회심의 일격을 먹인 셈이다.

AMD의 서버 프로세서 출하는 여전히 강세다. 하지만 인텔 서버 제품에 대한 ‘억제된 수요’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서버 시장에서 AMD를 뛰어넘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6월 출시된 제온 5100이 벼랑끝 인텔을 살린 셈이다.

◇AMD, 노트북 시장서 약진=노트북 분야에서는 AMD가 급성장했다. AMD는 이 시장에서 전 분기에 비해 50%나 급등했다. 머큐리 리서치 맥캐론 애널리스트는 AMD가 노트북 시장의 성장 요인 중 하나로 노트북 제조 공정과정이 데스크톱 등에 비해 길다는 점을 꼽았다. 이는 노트북 제조업체들이 4분기에 출예정인 시스템을 위해 3분기에 프로세서를 구입해야 함을 뜻한다.

일례로 AMD의 새 고객인 PC 제조업체 델은 연말 쇼핑 시즌용 AMD 기반 노트북 출시에 대비, 3분기에 AMD칩을 대량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하락세는 지속=인텔과 AMD가 각각 다른 분야에서 약진을 했지만 칩의 가격 하락세는 지속되리라는 전망이다. 맥캐론 애널리스트는 “2분기 가격 하락세는 나쁘지 않았지만, 가격은 계속해서 크게 떨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맥캐론은 또 인텔이 서버 시장 뿐 아니라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텔이 3분기 말까지도 새로운 코어2듀오프로세서용 통합 그래픽 칩세트 버전을 출하하지 않아 지난 분기 점유율 상승 기회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2주전 실적 발표 때 965G 칩세트 출시 연기를 발표한 바 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