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이번엔 CEO발언 `구설수`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0일 베이징에서 열린 소니 중국 본부 창립 10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0일 베이징에서 열린 소니 중국 본부 창립 10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배터리 리콜 파문과 플레이스테이션3 출시지연으로 망신당한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어 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하워드 회장은 지난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본부 창립 10주년 기자회견장에서 ‘혁신과정에서 위험은 있게 마련이며 대량생산 과정에서 불량품이 발생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곧바로 “세계 2위의 가전업체 수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는 업계의 비난이 쏟아졌다. 리콜과 출시 연기 사태 이후 처음으로 나온 CEO의 공식 발언이 이렇게 나오자 ‘위기 불감증’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하워드 회장은 “소니의 가전을 비롯한 그룹 전체의 경영 혁신 과정에서 위험 감수는 필수”라면서 “소니의 개척 정신을 최근 추락한 유럽의 항공사 에어버스와 비교하는 것은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PS3 출시 지연에 대해 “혁신 기술을 들인 만큼 출시가 조금 늦어지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오히려 떠들썩하게 소니 위기론을 부추기는 현 상황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PS3가 소니의 혁신적인 엔터테인먼트 제품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워드 회장은 또 ‘2007 회계연도엔 영업이익률 5%를 반드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며 소니 위기설 확산을 진화했다.

그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UBS증권의 오사나이 후미오 애널리스트는 “스트링거 회장의 말은 문제를 일으킨 회사의 CEO로서는 적절치 못할 뿐 아니라 설명조차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PS3 출시 지연에 대해 “소니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결합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으려는 데 실패한 것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고 분석했다.

스트링거는 2004년 소니의 첫 외국인 회장으로 취임한 첫해 흑자에다 염원인 가전 분야 흑자 전환이 확실시되면서 입지를 다져왔다. 외국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나름대로 실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은 상황에서 불량배터리와 게임기 출시지연에 이어 그의 ‘입’이 사고를 쳤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