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통방융합 구조 개편과 맞물려 수평적 규제체계 및 역무 구분 등 시장 친화적인 통신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군 입대로 휴대폰을 일시 정지할 경우 2000원에 이르는 전파사용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노준형 장관은 의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앞으로 유효경쟁 정책과 통신요금 인가제 등 기존 통신 정책도 변화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 변재일 의원(열린우리당)은 “최근 IT산업은 기술 개발, 원가 절감, 서비스 산업 발전, 신규 투자를 유도하는 선순환에서 벗어나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고 있다”며 “IT839라는 허황된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규제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창선 의원(열린우리당)도 “유효경쟁 정책의 목표는 독점이나 과점에서 발생하는 폐해를 막아 소비자인 국민의 편익을 증진시키려는 것이지만 지금은 묵시적 상호 협조에 가까운 방식으로 독과점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할 편익이 축소되거나 제한되는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결합판매 허가, 공정 경쟁 토대 마련 이후에=정통부가 추진하는 통신서비스 결합판매에 대해 의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류근찬 의원(국민중심당)은 “KT가 유선시장에서 갖는 독점적 지위 해소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가 전무한 상황에서 결합판매 규제 완화를 강행한다면 KT를 위한 특혜 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먼저 마련한 후 결합판매 규제 완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종 의원(열린우리당)도 “결합판매 활성화 관건은 시내망 동등 접속”이라며 “공정 경쟁을 위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한 이후에 결합판매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 장관은 “통방융합 구조 개편과 맞물려서 수평적 규제체계 및 역무 구분 등 통신 정책 개편을 추진중이다”며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국내 통신산업, 우물 안 개구리=류근찬 의원은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내수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선 의원도 “IT산업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며 “지휘와 통제 모형의 산업 정책을 이제는 과감히 버리고 IT산업 구조의 전면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 장관은 “이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좀 늦은 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 규제 당국의 허가와 주파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자들과 협조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군 입대 시 전파료 면제=김희정 의원(한나라당)은 “군 입대로 인한 휴대폰 일시정지 시 요금을 별도로 부담하고 있지만 기기 임대가 아니고 번호를 유지하고 정보를 보관한다는 이유만으로 일시정지 요금을 받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일시중지일지라도 전파사용료가 면제되지 않는다”며 “일시중지를 하게 되면 전파를 쓰지도 않는데 전파사용료를 부담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가입자당 분기별로 2000원씩 내야 하는 전파사용료를 우선 감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장관은 “제기된 문제를 검토했으며 구체적으로 시행해 보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오버추어, 부정 클릭 인정=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인터넷 광고 대행사인 오버츄어코리아가 부정 클릭으로 인한 광고주들의 피해를 인정했다. 이석현 의원은 인터넷상거래법을 발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제임스우 오버츄어코리아 사장은 “내년에 광고 클릭 계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서 정확한 클릭 집계가 이뤄지도록 하고 광고주에게 광고료 환급 및 미청구 광고료 유형 등 더욱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시장 기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부정 클릭 방지를 포함하는 인터넷상거래법을 제정하겠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