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 강동지역은 한마디로 ‘노른자위 상권’으로 꼽힌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은 곳이라 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활기를 띠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비중이 70%를 상회하는 아파트 밀집지역이 많아 고객들의 생활수준이 거의 비슷한 것도 특징이다. 고객이 한번 구매하는 가격평균치인 객단가는 서울 평균인 60∼70만원을 훌쩍 넘어 100만원을 돌파하기도 한다.
지역별로는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등이 이른바 ‘빅3’로 꼽히며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강동구, 광진구 등 강동지역에서는 보급형 가전 중심의 수요가 프리미엄 가전으로 빠르게 교체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고급 백화점이 가전전문점의 막강한 경쟁자로 통하기도 한다. 프리미엄 고객확보를 위해 그 어느 곳보다 가전전문점의 고객만족(CS)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VIP·얼리어답터 고객 집중=강남은 유독 프리미엄 고객이 많다. 특히 서초구, 강남구의 경우 대기업 임원, 고위 공무원, 중소기업 사장 등 고소득층이 밀집해 디지털 평판TV, 드럼세탁기 등 고급형 가전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가전전문점이 백화점을 몰리는 고객을 잡기 위해 대리석 바닥과 같은 고급 인테리어와 800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PDP TV 등 최신 제품으로 무장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치동, 도곡동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는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등 디지털제품의 수요도 폭발적이다. 학부모들간 경쟁이 디지털제품 구매 경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 만큼 얼리어답터도 많다.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이슈가 많은 송파구도 서초구와 강남구에 버금가는 프리미엄 상권으로 급부상중이다.
◇고급 상권으로 탈바꿈 한창=강동은 강남에 비해 저가 및 보급형 제품을 찾는 실속파 구매자들이 많다. 자영업자, 회사원 등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남지역에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보급형 대신 고급형 제품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강동구, 광진구를 중심으로 노후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제2의 강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동구는 아파트 비중이 64%로 송파구(56%)를 앞질렀고,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은 광진구의 소득 수준도 송파구를 바짝 뒤쫓고 있다는 것이 가전전문점 관계자들의 평가다.
김경선 하이마트 대치점장은 “강남과 강동은 아파트 밀집지역에 비슷한 수준의 고객이 인맥으로 얽힌 경우가 많아 차별화된 서비스로 입소문을 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우수 유통매장 소개
◇하이마트-대치점
“전문가 수준의 설명을 들으세요.”
하이마트 본사 건물에 마련된 하이마트 대치점(점장 김경선)은 유난히 설명을 잘하는 가전매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고객이 물으면 30분은 기본이고, 장장 1시간씩 제품을 꼼꼼하게 설명하기도 한다. 가끔 얼리어답터와 판매사원이 여러 제품을 서로 분석하며 의견을 나누는 광경도 목격된다.
김경선 점장은 “고객을 일대일로 응대하기 위해 판매 사원이 무려 27명에 달할 정도”라며 “이들은 냉장고, TV, PC 등 분야별로 세분화하고 전문화해 매일 1시간씩 교육을 받으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 대치점이 이처럼 제품 설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 만큼 전문가 수준의 고객이 많기 때문.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자녀교육과 최첨단 제품에 관심이 매우 높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면 PC, 전자사전, PMP 등 각종 디지털제품을 구매하려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이 때문에 학생용 가전기기 코너에는 대형 PMP 등 각종 체험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학생 고객을 위해 스탠드, 프린터 잉크 등 각종 소형가전과 소모품을 종류별로 판매하고 있다.
같은 건물에 증권사가 5개나 입점한 것도 대치점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객장을 찾는 투자자들이 수시로 가전매장을 찾아 신제품을 쇼핑하기 때문이다. 대치점은 이들 VIP고객이 선호하는 디지털 평판TV를 무려 60여종이나 전시, 한번에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앙드레 김 냉장고, 아트 디오스 등 프리미엄 제품도 빠짐없이 전시하고 있다.
김 점장은 “학생들과 프리미엄 가전을 구매하려는 VIP고객이 많아 지하 1층은 학생들이 주로 찾는 PC와 디지털제품 중심으로, 1층은 디지털TV와 전기안마의자 등 VIP고객을 겨냥한 제품으로 꾸몄다”며 “차별화된 매장과 전문화된 판매사원이 어우러져 최적의 쇼핑환경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청담점
“모든 전자제품의 AS까지 한번에 해결하세요.”
삼성전자 리빙프라자 청담점(점장 정재엽)은 제품 판매뿐 만 아니라 사후서비스(AS)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숍’이다. 지난 6월 매장을 오픈하면서 삼성전자 강남서비스센터도 한 건물에 입주했기 때문이다.
강남서비스센터에서는 전자제품은 물론 휴대폰, PC 등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다루고 있다.
이 때문에 128평의 크지 않은 매장 규모에도 하루 1000여명이 찾을 정도의 강남의 새로운 ‘디지털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정재엽 점장은 “모든 제품의 AS를 한번에 받고, 필요한 제품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고객 편의성 때문에 청담점이 삼성전자의 떠오르는 ‘모델 숍’”이라고 소개했다.
청담점은 청담동에 유일한 가전전문매장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청담동 주민이 그동안 가전제품 구매를 위해 대치동이나 삼성동으로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지역밀착형 가전매장’에 가장 부합하는 셈이다. 매장 인테리어와 진열도 철저하게 고객지향적이다.
고소득층과 직장인이 많은 청담동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디지털TV와 PC 매장을 유난히 크게 마련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 128평의 비교적 좁은 매장이지만, 디지털TV와 노트북 등은 대부분의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바쁜 직장인이나 AS를 받고 잠깐 매장을 둘러보는 고객을 위해 ‘점장 추천상품’ 등의 딱지를 붙여 인기모델을 가장 눈에 띄게 배치한 것도 돋보인다. 청담점은 늘어나는 고객을 위해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주차타워를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정 점장은 “신규 매장이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매달 매출이 1억원씩 오를 정도”라며 “직원이 직접 케익을 선물하는 등 파격적인 서비스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대치점
“고객 경조사도 직접 챙깁니다.”
LG전자 하이프라자 대치점(점장 박상근)은 고객들과 수시로 얼굴을 맞대며 ‘이웃 같은 가전매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시로 보내는 감사엽서, 해피콜은 기본이고 우수 고객을 매장으로 초청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마련한다. 결혼, 생일 등 기념일에 축전을 보내는 것도 예사다.
박상근 점장은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은 단골손님이 될 때까지 꾸준히 관계를 맺는 것이 철칙”이라며 “끈끈한 정을 쌓은 고객이 친구를 새로운 고객으로 소개시켜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자랑했다.
세심한 고객 관리를 위해 고객별 담당 사원제를 운영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판매 사원들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가끔씩 우수 고객을 매장으로 초청하는 ‘판매사 데이’라는 사은 이벤트도 펼친다. 신제품을 소개하거나 사은품을 나눠주는 이벤트 덕택에 매출이 평소보다 2배나 증가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개나리 등 인근 아파트 입주민을 가전매장으로 초청하는 행사도 펼치고 있다.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매장만 방문해도 추첨을 통해 경품을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도 종종 마련한다.
하이프라자 대치점이 이처럼 고객을 잇따라 초청하는 것은 그 만큼 보여줄 것이 많기 때문.
우선 국내외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는 71인치 금장 PDP TV를 이 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아트 디오스’ 등 프리미엄 제품은 물론 내비게이터, PMP 등 최첨단 신제품도 제일 먼저 전시된다.
최신 휴대폰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휴대폰을 별도 코너 형태로 운영하는 것도 이채롭다.
박 점장은 “대치동은 소득수준이 비교적 높고, 얼리어덥터 고객도 그 어느 곳보다 많아 LG전자가 만든 최신·최첨단 제품을 가장 먼저 전시·판매하는 곳이 대치점”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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