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에게 들키지 않고 고장난 우주선을 수리해 우리 별로 돌아가야 한다. 다양한 전자 원리를 응용하면 우주선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리할 수 있겠군”
우주선 고장으로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액정과 레이저·자기부상열차 등의 원리를 이용해 우주선 수리에 성공, 지구를 무사히 떠나갔다.
지난 1일 평택 진위중학교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보다 쉽게 전자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전자쇼가 펼쳐졌다.
LG전자와 한양대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동전자교실은 일 주일에 두 번 전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찾아 다니면서 이 같은 내용의 전자쇼를 보여준다.
전자쇼의 주인공인 외계인은 마치 맥가이버처럼 회로도를 보여주면서 우주선의 고장난 부분을 수리한다.
“우주선을 다 고치기 전까지는 다른 외계인이 공격해서는 안돼. 외계인이 주변에 있는 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렇지. 플라즈마의 원리를 이용해 보는 거야”
외계인은 둥근 구슬을 꺼낸다. 액체도 기체도 고체도 아닌 특수한 상태인 ‘플라즈마’라고 하는 물질이 들어 있는 플라즈마 볼이다. 마법사나 쓸 것 같은 플라즈마 볼은 동그랗고 투명한 볼 안에 전기가 지지지직 거리면서 신비감을 조성한다. 플라즈마 볼은 전기를 띠는 물질이 가까이 오게 되면 그 물체의 방향으로 운동방향이 집중돼 빛줄기가 만들어진다. 다른 외계인이 다가온다는 것을 이 플라즈마 빛의 강도로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때 다른 외계인의 등장. 주인공은 레이저 총을 즉석에서 만들어 공격하는 외계인을 막아내며, 마지막 결정적으로 외계인을 소리 공명의 원리를 통해 다른 외계인을 물리친다. 이 원리는 유리잔을 깨는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드디어 우주선 수리에 성공, 지구를 떠나야 할 시간이다. 지구 밖으로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것은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자기부상열차의 원리를 직접 보여준다.
운동장에 모인 진위중학교 전교생 450여 명이 흥미진진한 눈으로 40분 동안 진행된 전자쇼를 관람했다. 주파수가 어떻고 힘의 원리가 어떻고 하는 재미없는 설명 없이도 전자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과학 수업 40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간 적은 처음인 것 같았다.
전자쇼가 끝나면 차량은 과학 실습실로 변신한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과학 실습시간은 디스플레이의 원리, 세탁기의 원리, 전자기타의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직접 실습을 하는 시간이다. 디스플레이에는 빨강·초록·파랑의 빛을 내는 부품 밖에 없는데 어떻게 천연색에 가까운 다양한 색깔을 구성하는지를 빛을 서로 합치는 실험을 통해 알수 있게 됐다. 세탁기는 원심력과 마찰력을 통해 옷에 묻은 때를 벗겨낸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한양대학교 황북기 교수는 “청소년이 과학과 기술에 대해 무관심하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는 것과 같다”라며 “이공계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어린이와 청소년이 연구개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계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황북기 한양대학교 교수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려면 힘들긴 하지만, 보람이 있어 너무 즐겁습니다. 이제는 평소 과학 실험장비를 접하기 힘든 과학 소외지역의 학교 시설이나 복지시설의 방문 비중을 늘릴 것입니다. 더 많은 학생들이 직접 실험을 해 보고 재밌는 쇼를 보면서 과학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황복기 한양대 교수는 이동과학교실과 이동화학교실, 이동전자교실을 운영하면서 전국 각지의 청소년들에게 과학의 꿈을 전달하고 있다. 열심히 다니고 준비한 만큼 반응도 뜨겁다. 올 초 이동교실 수업을 원하는 학교 신청을 받았는데 1200여 학교가 이동교실 방문을 희망했다. 그 중 여건 상 80여 학교 밖에 방문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수업을 하고 나면 과학을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과학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동아리는 어느새 회원 수가 1500명을 넘었다. 동아리 이름은 ‘하자 과학 동아리’. 손으로 만지고 가슴으로 느끼는 동아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황 교수는 “미래에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는 길은 기술을 키우는 것 밖에 없는데, 이공계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문제”라며 “말로 강조하는 것보다는 청소년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전자교실은
이동전자교실은 평소 과학에 대한 체험을 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이킬 수 있는 실험 장비를 갖춘 특수 이동과학차량을 이용해 과학 교육을 체험할 수 있도록 LG전자와 한양대학교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동전자 교실은 ‘과학은 어렵기는 하지만 재미있다’는 생각을 청소년들이 가질 수 있도록 전국 초ㆍ중등학교 및 사회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전자쇼와 체험실습을 통해 좀 더 친숙하고 흥미롭게 전기ㆍ전자 분야의 다양한 콘텐츠를 전달하고 있다.
이동전자교실의 이동전자차는 9.5톤의 초대형 트레일러를 개조하여 차량 측면이 무대로 펼쳐지며 150인치 대형 LED가 차량 상단에서 나타나도록 특수 제작됐다.
여러 가지 다양한 과학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최첨단 영상ㆍ오디오 장비 및 특수효과 장비까지 탑재해 트레일러 내부의 자체 컨트롤 룸에서 원격제어를 통해 화려한 전자쇼를 펼칠 수 있도록 했다.
특수 이동식 에어돔을 펼쳐 그 안에 500여 명의 학생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이동전자교실은 본 차량 외에도 같은 크기의 115KW의 대용량 발전차량을 갖추고 있어 어디서든지 다양한 전자 장비의 운영이 가능하다.
이 차량은 LG전자가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급여의 1%씩을 기부해 만들어 진 데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전국의 LG전자 사업장과 연구소 임직원들이 각자의 전공과 업무지식을 살려 일일강사로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올 해까지 총 80여 곳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찾을 예정이며, 11월 3일에는 평택 진위 중학교에 이어 서울 삼각지 중학교를 방문한다.
한양대학교는 이동전자교실 이외에도 이동화학교실과 이동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동화학교실은 LG 화학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문보내기 업체 소개-디엠에스
디엠에스(대표 박용석 http://www.dms21.co.kr)는 TFT LCD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세정장비, 박리장비(포토레지스터 스트리퍼), 현상기 등을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가 2000년에 처음 선보인 LCD 세정장비는 세계 시장을 석권해온 일본 히바우라, DNS 등의 제품을 뛰어넘는 기술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불필요한 공정을 없애고 별도 이송 시스템을 만들어 설치 공간을 1/3로 줄인 기술이 이 장비의 토대가 됐으며, 이 회사의 기술은 지금도 국내 뿐 아니라 해외 LCD 업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대만의 CPT라는 회사와 CMO라는 회사의 6세대와 5.5세대 LCD 생산라인과 비오이오티의 5세대 라인에는 전량 디엠에스 장비가 채택되기도 했다.
박용석 사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은 크게 성장하는 산업이며, 이 중 LCD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LCD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LCD 생산에 필요한 기초기술이 필요하며, 디엠에스는 이 기초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커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은 나조차도 성장하고 있는 단계여서 청소년들에게 뭐라고 조언할 만한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면서도 “청소년들이 기초 기술에도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