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1. 국내 유명 K 카지노. 객장 테이블마다 12개의 CCTV가 돌아간다. 이 CCTV는 테이블 진행 사항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촬영, 동영상 포맷인 MPEG2로 저장해 중앙 서버로 전송한다. 1일 저장되는 데이터 용량만 20테라바이트(TB)에 이른다.
#상황2. 서울지하철9호선, 부산지하철 3호선, 대구지하철2호선, 대전 지하철 1호선, 광주지하철 1호선의 공통점은? 열차 내 기관사가 승강장의 움직임을 실시간 영상으로 전송받는 시스템(대열차 공간화상설비)을 갖추거나 준비중이라는 점이다. 대구지하철 참사나 지하철 내 불의의 사태를 사전에 감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최근 보안 및 감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솔루션 시장이 팽창하면서 관련 솔루션 진화도 빨라지고 있다. 이 시장은 HD 방송과 영화 등 전통적인 영상물 시장에 이은 아카이빙 시장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24시간 감시 사회=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은 여전하지만, 보안 및 감시 솔루션 시장은 전 분야를 망라하고 급성장중이다. 항공해양·산불감시부터 학교·아파트, 은행·기업·지하철·백화점·쇼핑몰구역, 카지노·스키장 등 각종 레저 지역에 이르기까지 CCTV를 필두로 동영상 감시 솔루션이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다.
국내 CCTV 설치대수는 200만대. 개인이 1일 평균 15∼20회 CCTV에 노출된다는 조사자료가 나올 정도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측은 “이 정도면 CCTV의 천국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다국적 업체들의 본사 추정에 따르면 전 세계 서베일런스(surveilance:감시) 시장이 보안 솔루션과 융합돼 2005년 5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국내 시장도 전 세계 시장의 2∼5% 수준인 1000억∼25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보안·감시 솔루션도 진화=보안 및 감시 솔루션 시장에는 CCTV 등 감지기기·녹화기기·저장기기뿐만 아니라 신속하게 데이터를 저장, 분석, 제어하는 각종 아카이빙 및 컴플라이언스 솔루션까지 포함돼 있다.
최근 관련 시장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급속히 전환하면서 전문가들은 보안 및 감시 기술 동향이 크게 4가지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상물 애플리케이션 호환을 위해 MPEG·JPEG·MJPEG 등 표준 포맷화 △PC 기반에서 서버와 스토리지 기반으로 진화 △일반 IP 네트워크 및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한 데이터 전송과 저장 확대 △데이터 감지와 분석을 위한 각종 지능형 카메라 및 감시 솔루션 수요 창출 등이 그것이다.
◇업계, 제2 아카이빙 시장 눈독=특히 눈에 띄는 점은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컴퓨팅 업체들도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점이다.
한국EMC는 각종 스토리지 제품군에 IP카메라·접근제어 침입감지센서·아날로그-디지털 인코더·아카이빙 소프트웨어·디지털자산관리 소프트웨어 제품군을 덧붙인 풍성한 라인업을 내세우고 시장 발굴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형성욱 한국EMC 기술지원본부 팀장은 “보안 및 감시 시장은 영상물 데이터를 디스크(SATA)에 저장하는 아카이빙 잠재 수요처이자 영상물 증가에 따라 2, 3차 프로젝트가 꾸준히 이어지는 연속 시장”이라면서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후지쯔는 스토리지 이외에도 인터넷망(IP) 기반 영상전송솔루션 ‘퓨처아이’의 영업에 한창이다. 한국후지쯔는 부산지하철 3호선에 이어 2009년 개통되는 서울지하철 9호선에도 최근 퓨처아이를 공급했다.
테이프 업계의 움직임도 빠르다.
조영일 퀀텀 이사는 “국내 주요 카지노업체에 테이프 장비를 납품한 것을 기반으로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면서 “CCTV가 수집한 동영상 파일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인 ‘스토어넥스트’ 영업을 최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