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과학자들이 성과에 대한 부담없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일 홍릉 고등과학원에서 열린 ‘고등과학원 개원 10주년 기념 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한 노벨상 및 필즈상 수상자들은 지금 한국은 세계 과학계를 이끌 수 있는 강력한 세대가 성장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자유로운 연구환경을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2004년) 데이비드 그로스 미국 카블리이론물리연구소장은 “대학 시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자유롭게 연구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젊은 과학도들에게 조기 성과 도출에 대한 짐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말했다.
지난 94년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러시아 출신 에핌 젤마노프 교수(미국 캘리포니아대학)는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수학계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으며 앞으로 세계 수학계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이 자라고 있다”고 한국 과학계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더불어 이들은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BM T.J.왓슨센터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인 찰스 베넷 박사는 “기초과학은 매우 흥미로운 분야며 미국은 다양한 기관이 기초과학연구를 지원하기 때문에 많은 인재들이 기초과학 분야에서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초과학 지원체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지난 10년간 고등과학원 석학교수로 활동하며 매년 2∼3개월씩 한국에 머물러 온 젤마노프 교수는 “한국의 고등과학원은 민간기금으로 운영되는 미국 고등과학원과 달리 정부 예산 지원체계 아래에 놓여있다”며 “연구기관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재정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