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분위기 심상치 않다`

 김치냉장고시장의 성장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높은 보급률로 인해 올해 성장세가 꺽일 것으로 예상됐던 김치냉장고의 판매량이 지난 8월 신제품 출시 이후 지난 10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년에 비해서도 7∼8%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하이마트의 경우 10월 한 달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도 8∼10월까지 판매한 김치냉장고가 전년에 비해 각각 15∼16%,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위니아만도도 10월까지 판매량이 10% 정도 늘었다.

 이같은 수치는 예년에 비해서도 높을 뿐 아니라, 60%가 넘는 높은 보급률 때문에 올해 김치냉장고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신규구매와 대체구매가 맞물리면서 수요를 촉발시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예년 이맘때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난 수준”이라며 “올해 쌍춘년을 맞아 결혼이 늘면서 김치냉장고를 혼수가전으로 구입하는 층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이마트 상품팀 김우중 바이어도 “예년보다 일찍 시즌이 시작됐다”며 “제조사에서 신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주효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같은 분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김치냉장고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11월 말부터 김치냉장고 성수기가 시작되는 데다, 올해는 교체수요가 물꼬를 터 본격적인 매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대박’ 조짐이 보인다고 예측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10월부터 12월이 김치냉장고 전체 매출의 40∼50%가 집중되는 성수기”라며 “올해는 교체수요가 활발해져 수능이 끝나는 11월 중순 이후부터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마다 판촉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없애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나오고 있다. 예년에는 성수기가 시작되는 11월에 맞춰 가격할인을 비롯, 포기김치 증정과 같은 고객 유인책을 펼쳤지만 올해는 굳이 프로모션을 할 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0㎏ 포기김치를 사은품으로 증정했으나 올해는 별도 프로모션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각 매장별 선착순 100명에 한해 고무장갑을 증정하는 수준에서 최소화할 방침이다.

 테크노마트 보보전자의 장경현씨는 “날씨가 예년보다 더워 소비자들이 아직 김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김치냉장고를 단순한 김치 저장고보다는 ‘세컨드 냉장고’로 생각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