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투기 열풍이 불고 있다.
구본호 효과에 이어 이번에는 홍석현 효과다.
지난달 30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에스엔씨가 발행한 전환사채(CB) 60억원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회사는 4일째 상한가를 치고 있다.
지난 1일 의심스러운 수치가 눈에 들어왔다. 2500만. 주식매매프로그램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화면에 에스엔씨의 주식을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주문대기 물량이다. 하지만 이날 거래량은 고작 1785주에 불과했다. 거래량에 비해 사려는 주식 수가 1만배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신도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이르면 흔히 투기 열풍이라고 한다. 하지만 에스엔씨의 주문대기 수를 보고 있노라면 이는 약과인 것 같다. 또 한 번의 대박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손은 연일 에스엔씨의 매수버튼을 클릭하고 있는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 종목에 ‘관심을 꺼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돈 많은 유명인이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가치가 높아지는 등의 변화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주가가 다섯배 이상 뛰어오른 미디어솔루션 사례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또 한번 베팅을 하고 있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돈을 벌고 또 다시 기대감에 부풀게 하는 것이 최근 코스닥에서 일어나고 있는 유명인 후광효과다.
올해 코스닥은 개설 10주년을 맞아 우회상장제도를 개선했으며 이에 따라 부실기업은 예전처럼 자유롭게 시장진입을 못하고 있다. 체질개선을 한 코스닥이 투기 열풍으로 멍들고 있는 현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유명인이 투자한 종목을 통해 돈을 번 사람은 일부 투자자에 불과하다. 이러한 종목일수록 하루아침에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걸 수차례 목격했다.
따라서 이 기업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보다는 주가가 떨어질 때 겪어야 하는 손실을 반드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위험이 큰 도박성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제과학부·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