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핵심 전자부품 국산화율 80% 제고’를 목적으로 2002년 시작한 ‘일렉트로 0580(E-0580)’사업이 올해 말로 5년 대장정의 종지부를 찍는다. E-0580은 총 764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부품국산화사업으로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대표적 부처협력사례로 평가된다. 올해 기준으로 부품국산화율이 50∼60%에 그쳐 결과적으로는 당초 목표했던 ‘5년 내(시행연도 기준 2005년까지) 부품국산화율 80%’는 좌절됐으나 세계 최초·세계 최소의 핵심부품을 다수 배출하고 광범위한 특허기반을 확보하면서 부품국산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예산 투입대비 13.6배의 경제적 효과 거둬= ‘실현매출액 143억원, 기대매출액 8235억원.’ E-0580 프로젝트의 성과다. 특히 사업 투자효과(ROI)는 부품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케 한다. 764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을 통해 국내 부품업계는 2010년까지 총 1조416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얻어 ROI가 13.6배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5년간 132개의 새로운 첨단부품을 개발했다. 이 가운데 세계 최초 기술개발이 25.6%, 국내최초 기술개발이 64.1%, 외국기술을 소화흡수한 경우가 10.7%였다. 김춘호 전자부품연구원장은 “아직 E-0580의 최종 평가 분석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매우 의미 있는 성과가 적지 않다”며 “특히 지난 5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몇년간 부가적인 기술개발 및 제품화가 줄을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산자·정통 과제 중복 철저 검증이 주효= E-0580프로젝트는 세트 제품 성과를 바탕으로 부품분야도 국산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대명제에서 기획됐다. 무역흑자의 최대 걸림돌인 디지털 전자산업의 핵심부품을 최대 80% 수준까지 국산화하겠다는 것이 수치상의 목표였다. 수치상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E-0580프로젝트는 그 이상의 의미를 남기며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이 구조적으로 중복가능성이 높은 산자부와 정통부의 적절한 협력이다. 예산과 과제를 놓고 격론을 거듭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적으로 철저한 검증으로 과제 중복을 피하고 효율성을 높여 성과를 극대화했다. 시장지향적 부품개발은 물론이고 핵심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기 위해 국내 산·학·연·관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해 분야별 기술개발 수요조사, 계획서 및 중장기 기술개발 전략 등을 사전에 수립하고 매년 검증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부품국산화 후속 대형 과제 기획 절실= E-0580사업은 총 7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지만 구조적으로 분석해 보면 소형 개발과제의 묶음 형태로 진행됐다. 하지만 큰 틀과 로드맵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운용되면서 실질적 효과를 다수 쏟아냈다. 우병태 E-0580 사업단장은 “새로운 부품 개발뿐만 아니라 특허 출원 및 등록, 배출된 기술 논문을 고려할 때, 이 사업은 메모리 등 일부 품목에 편중돼 있는 전자부품산업과 수입유발형 전자산업 구조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 말 마감되는 E-0580프로젝트를 이어갈 부품분야 후속 대형프로젝트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산자부와 정통부는 IT산업의 새로운 흐름인 퓨전테크놀로지(FT)시대를 겨냥해 디지털 융합부품 개발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부품국산화는 수익유발형 산업구조 정착에 필요충분 조건인만큼 디지털융합부품 등과 같은 큰 그림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절실하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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