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통신업계 `인사의 계절`

 통신업계에 인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KT·SK·LG 등 주요 통신그룹들의 연말 정기인사가 비교적 큰폭이 될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는데다 이미 정체 국면으로 접어든 시장 상황 등 그 어느 때보다 적극 대처해야할 사안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본사나 자회사의 대표이사 임기가 마무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같은 전망이 나오게 하는 배경이다. 이에따라 이번 통신 업계 인사는 지난해와는 달리 다소 ‘들썩거릴’ 조짐이다.

△KT, 변동폭 클듯=지난해 11월 임원 인사를 단행했던 KT는 한동안 조기인사설이 돌았지만 올해는 12월 초에 주요 인사가 있을 전망이다. 이번 인사는 남중수 사장 임기 마지막 해의 경영진 구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올해 매출 목표가 마이너스 성장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은 플러스 성장 목표가 세워질 것이 분명하다. 자회사를 포함한 실적 및 조직관리가 보다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남 사장의 전략과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해 집행할 수 있는 측근들의 포진도 점쳐진다. 해외법인장이나 파견인사의 조기 복귀설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남사장 취임 전에 비해 임원이 30% 가량 늘어난 터라 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T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지난해보다는 인사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자회사들은 대부분 올해 신임 사장 체제로 전환됐지만 분기 및 연간 경영목표 달성 여부를 수시로 평가받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다. KT링커스만 해도 2개 조직으로 분할돼 2명의 대표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SKT도 큰폭=SK텔레콤도 예년보다 비교적 큰 폭의 인사·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김신배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08년 초까지이나 주력 자회사 사장단 임기가 내년 초로 다가온데다, 최근 3년간 추진해왔던 글로벌·신규 사업 역량을 한층 배가하기 위한 조직채비를 갖춰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우선 자회사인 티유미디어의 서영길 사장과 SK커뮤니케이션즈의 유현오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이다. SK텔레콤의 직위로 따지자면 서영길 사장은 부사장급(총괄), 유현오 사장은 전무급(부문장)이다. 이에 따라 만일 이들이 움직인다면 모기업인 SK텔레콤 인사구도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룹 차원의 CEO 양성교육에 파견된 임원들의 복귀도 예정돼 있어 이래저래 변수가 많다. 특히 김신배 사장이 지난 3년간 ‘글로벌사업’과 ‘신규사업 발굴’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에서, 올해 인사·조직개편에 이를 어떻게 담아낼 지가 관심거리다.

△LG텔레콤은 반반= 이번 정기 인사 및 조직개편은 다소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반반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지난 7월 전격적으로 선임된 정일재 사장이 반년 가량의 현장 적응기간을 마치고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대로 정일재 사장은 취임 후 줄곧 조직 친화력을 통한 조직력 극대화를 강조해왔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지난 8년간 이어졌던 남용 전사장의 조직 체계를 유지한채 최소한의 변화만 수용할 수 있다는 일부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 이다. 신혜선·서한기자@전자신문, shinhs·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