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단순히 상품명만을 의미하던 시대는 갔다. 유무형의 모든 것이 브랜드 안으로 들어 왔다. 자본주의의 끝없는 발전 결과다. 모든 것의 가격을 매기고 이를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브랜드는 필수적이다.
최근 들어 재미있는 현상중의 하나는 사람을 브랜드화하는 경향이다. 브랜드 하면 역시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을 빼놓을 수 없다. ‘Mr.반도체’에 이어 ‘IT839 전도사’라는 애칭이 나왔을 정도다.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 SW 집적단지인 ‘누리꿈스퀘어’, 모바일테스트베드인 ‘M1 프로젝트’ 등도 그의 작품이다.
모두 ‘진대제표 정책’이다. 이는 정책 브랜드와 자신의 브랜드를 융합시켰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시원하고 뚜렷하게 성과를 낸 것이 없다는 일각의 평가도 있었다.
그렇다면 노준형 브랜드, 노준형표 정책은 무엇일까. 아직까지 노 장관의 브랜드는 뚜렷하게 떠오르는 게 없다. 그에게 ‘CEO 브랜드’라는 단어는 아직은 낯설다. 조용하면서도 꼼꼼히 일을 처리하는 노 장관의 스타일상 브랜드 운운하는 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정책의 연속성을 생각하면 새 브랜드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그러나 장관이라는 직책은 임명직이기는 하지만 정무직이다. 정치인에 가깝다는 의미다. 때로는 이해 당사자가 국민이 될 수도 있다. 일반 국민을 의식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아직은 진행형인 통·방융합의 일부 성과와 그동안 정책(규제 포함)을 수행하면서 이룬 성과에 대한 평가는 별개다.
브랜드는 그래서 필요하다. ‘노준형표 정책’이라는 브랜드를 만들 시점이라는 말이다. 통·방융합처럼 거창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것을 찾을 필요도 없다. 기존의 것에서 찾으면 된다. IT839 품목중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거나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게 있다면 그것일 수도 있다. 미래전략일 수도 있고 통신쪽일 수도 있다.
자기 PR를 위한 CEO 마케팅을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일하지 않고 있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하라는 것도 아니다. ‘노준형 브랜드’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나아가 입신양명을 꿈꾸는 후배 관료를 위해서 필요하다. 브랜드시대가 관료사회 속으로도 깊숙이 파고들 것 같다.
<솔루션팀 박승정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