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MP3P업계 `폐업 도미노`

 MP3플레이어 업체인 이자브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 신고를 냈다. 업계와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있는 중소 MP3플레이어 업체들의 사업 철수는 올해 들어서만 이번이 세 번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자브는 MP3플레이어 사업에서 적자가 지속돼 회사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해온 이자브는 세계 메이저 MP3플레이어 업체들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지난해 말 중국의 대형 가전 업체인 하이얼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MP3플레이어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며 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지속적인 경영 악화로 폐업을 결정했다.

 이자브 관계자는 “우리같이 브랜드가 약한 회사들은 가격으로 싸워야 하는데 이마저도 메이저 업체들에 밀려 숨 쉴 틈조차 없었다”며 “생존을 위해 다른 사업도 알아봤지만 계속되는 수익 악화에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5월에는 ‘모노리스’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던 이스타랩이 사업을 접은 데 이어 9월에는 한때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던 에스캠이 자금난에 무너진 바 있다.

 국내 중소업체들은 물론이고 레인콤·현원·엠피오 등 소위 상위권 업체도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애플·샌디스크·삼성전자 등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중소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씨가 마르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은 ‘당신들의 제품이 애플보다 브랜드·디자인·성능이 좋은가? 그렇지 않으면 애플보다 더 싸게 달라’고 하는데 세계에서 플래시 메모리를 가장 많이 쓰고 제품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애플보다 누가 더 싸게 만들 수 있겠느냐”며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회사들은 모르겠지만 MP3플레이어만 집중해온 기업들 중 누구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