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지상파DMB의 부가서비스로 기대를 모았던 교통정보서비스(TPEG)가 상용화됐다. KBS-현대자동차-KTF 컨소시엄이 ‘KBS-모젠 TPEG’로 서비스명을 정하고 본 서비스를 개시한 것.
TPEG 서비스는 지상파DMB의 활성화와 함께 단말기 제조 등 관련 분야의 산업유발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또 방송사업자의 부가 수익원 확보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 점에서 이번 상용화 결정을 환영해야겠지만 갑작스러운 선언은 의외였다. 그동안 수신제한시스템(CAS) 표준화 지연으로 사실상 연내 상용화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돼왔기 때문이다.
유료화 방법도 갑작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번에 유료화를 위해 채택한 것은 단말기에 사용요금을 미리 부과하는 ‘선부담(이니셜 차지)’ 방식이다. 기존에 논란이 됐던 CAS를 통한 유료화와는 별개의 방법인 셈이다. 이 방식으로 상용화를 할 것이라면 뭐하러 몇 달간 논쟁을 벌여왔으며, 시간을 낭비했는지 의문이 든다.
또 다른 문제는 과연 선부담 방식이 정당한지다. 당장 방송위원회가 이 방식을 허용할지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든 방송서비스의 유료화를 위해서는 방송위원회에 약관을 신고하고, 요금을 승인받아야 한다. 하지만 TPEG 서비스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물론 모호한 부분은 있다. 방송사업자인 KBS가 일반 소비자와 직접 계약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위는 유료화와 관련한 조사를 통해 요금 등의 정책방안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서비스 품질도 의문이다. 최종 선택은 소비자가 하겠지만 과연 소비자에게 선부담시킬 만큼 양질의 서비스인지 하는 문제다. 실제로 TPEG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 부정적이다. 내비게이션 관련 커뮤니티에는 TPE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의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사업자들은 소비자가 제기하는 오류에 대해 신규 서비스 도입 과정에서 일어나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이런 것은 무료 서비스일 때의 경우다.
사업자들은 서비스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성급한 상용화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정책팀=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