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교통카드 호환 새 전기 맞나

서울-경기 교통카드 호환 새 전기 맞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수도권 `반쪽짜리` 카드 사태 일지

 ‘교통카드=고통카드, 불편 막내리나.’ 500만장에 가까운 수도권의 ‘반쪽자리’ 버스 교통카드 호환에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마지막 고비를 맞고 있다. 서울 사업자인 한국스마트카드와 경기 사업자인 이비는 호환 시스템 구축을 지난해 완료해 놓고도 갈등으로 호환 이용을 풀지 못해 2년째 불편을 야기해 왔다. 그러나 경기도의 중재가 무산될 경우 뚜렷한 대안이 없어 사태해결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교통카드=고통카드?’=서울에서 발행중인 한국스마트카드의 티머니 카드(고급형) 450만장은 경기도 버스에서 2년째 사용이 중단된 반쪽짜리 카드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도 간 출퇴근 인구는 하루 380만명(2002년 현재)에 달하고 이중 41만명이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고 있어 수백만명의 시민이 불편을 겪어왔다.

 업계는 출퇴근을 포함 하루 150만명 가량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경기 사업자인 이비가 발행한 20만여장의 교통카드도 서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의 사용이 중단돼 있다. 두 사업자의 다툼으로 500만장에 가까운 반쪽짜리 카드가 양산된 셈이다.

 ◇경기도 해결 나서=최근 경기도가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면서 해결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경기·인천 교통조합인 수도권교통조합이 지난 3개월간 양 사업자간 협의를 중재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양자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는 물론 감정의 골이 깊었기 때문이다. 또 서울시민의 민원을 경기도의 민간 사업자가 풀어야 하는 구조상의 문제가 컸다.

 경기도는 최우선 과제인 카드 완전 호환을 먼저 합의한 뒤 이에 따른 각각의 이해관계는 추후 해결하는 이른바 ‘선호환, 후협의’ 방식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관계자는 “경기도가 직접 나선 것으로 많은 상황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일단 호환하고 문제를 풀어보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어느 한쪽만 양보할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업체간 이해관계를 모은 뒤 양보를 이끄는 적극적인 중재를 하고 있고 이르면 이번 주중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꼬일대로 꼬인 관계=관계자들은 경기도가 직접 나선 최근 한 달 간을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수료의 조정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가 재조정 불가를 확인하고 있고 경기도의 충전인프라 구축비용 등 산적한 문제도 많다.

 한국스마트카드와 이비는 각각 “이비카드 호환에 협조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 “경기버스조합의 일률적인 조치를 따를 생각”이라며 협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의견교환은 전무한 상황이다.

 문제는 경기도의 중재가 무산될 경우 경기 교통행정의 준공영제 도입 등 많은 논란거리를 양산하며 사태해결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지난 국감에서 경기도 교통카드 문제를 제기한 이낙연 의원측은 “경기도 후불카드 이용중지 등 일련의 상황이 대중교통 운영에 공공성을 보장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간사업자와의 재협의는 물론 서울시와 같은 준공영제 실시나, 정부의 지분참여, 최악의 경우 사업자의 퇴출까지 여러 대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