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거물들이 사상 처음으로 15일 전격 회동한다.
오는 15일 여의도 63빌딩 엘리제룸에서 이루어질 역사적인 만남에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반도체협회장), 우의제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오영환 동부일렉트로닉스 사장,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 권영수 LG전자 사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박기선 LG필립스LCD 사장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는 이번 모임을 주선한 정부 측의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 한이헌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과 고석태 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장, 주덕영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등이 함께 참석한다.
회동의 목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장비·재료산업 육성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식’으로 이 행사는 참여정부가 출범 이후 몇 차례 시도했으나 번번히 무산됐던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날 ‘별들의 모임’이 ‘반도체장비 국산화율 50%, 디스플레이장비 국산화율 70%’라는 정부·해당산업계의 국산화 목표 달성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반도체장비 국산화율은 26%, 디스플레이장비 국산화율은 45%에 머물고 있다.
익명을 원하는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대기업 사장단이 대거 참석해 협력의 뜻을 밝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반도체디스플레이 대·중소기업 협력은 절반 이상 성공한 것”이라며 “특히 이 분야는 대중 협력이 무엇보다 강조되기 때문에 장비 국산화를 위한 상생협력의 대표적인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단은 이날 ‘산업자원부 주관 하에 수요 대기업 및 금융기관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장비·재료산업 육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이행할 것을 합의한다’는 내용의 협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협약서의 주 내용은 △성능평가 팹 구축 △수급기업 투자펀드 지원 △원천기술 상용화 사업 추진 등 3대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원활히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지금까지 다소 모호했던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대·중소기업 협력을 구체화하고 실무차원을 넘어 CEO급의 적극적인 후방지원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추진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평가팹 구축사업은 반도체는 기존안대로 평가팹을 구축하고, LCD는 패널업체가 생산능력을 확장할 때 필요한 장비를 시험해보는 선에서 성능평가 지원체계를 마련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