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상권은 전통적인 거주지역으로 꼽힌다. 오래된 일반 가옥과 다가구 주택,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민과 중산층이 혼재해 있다.
가전 구매 성향도 주로 저가형이나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 가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민층이 많다 보니 고객 한명이 구매하는 ‘객단가’도 30만∼50만원선으로 서울 평균치인 60만원 안팎보다 낮은 편이다.
하지만 마포, 용산, 은평 등 서부상권을 중심으로 재개발이 한창인데다 일산, 파주 등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황금상권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서민 밀집 동부 상권=성북구를 경계로 동쪽지역에 위치한 동부상권은 주거 밀집지역이다. 노원구와 도봉구는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비중이 70∼80%에 달한다. 반면 중랑구와 동대문구는 일반 단독주택과 다가구 주택 비중이 높다. 이 지역에서는 주로 자영업자, 일반 회사원들이 실생활에 필요한 저가 가전을 주로 구매한다.
특히 재래시장이 많은 중랑구 일대는 생계형 상권으로 소형가전이나 소모품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성북동, 장충동, 평창동 등 고급 단독주택 지역이 곳곳에 포진해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이끌기도 한다. 노원구, 도봉구 일대에는 백화점, 할인점이 빼곡히 들어서 유통채널별 경쟁도 뜨겁다.
답십리, 전농, 이문지구 등 재개발이 한창인 동대문구 일대는 개발이 완료되는 3∼4년 뒤 신흥 고급 아파트 상권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개발 호재 많은 서부 상권=강북지역 서부상권은 재개발이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과 같은 개발 이슈가 뜨겁다.
마포, 서대문, 용산 등은 현재 재개발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고, 은평에는 뉴타운이 들어서고 있다. 가전유통업체들이 강북 서부상권으로 포함시킨 일산, 파주 등에도 대규모 아파트가 잇따라 개발돼 프리미엄 상권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춰 다양한 스펙트럼의 가전 수요도 일어나고 있다. 대학교가 밀집해 있는 신촌 로터리 상권은 20대 젊은이층이 선호하는 디지털컨버전스 제품 수요가 많다. 연희동 등 고급 단독주택 지역에는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일산 신도시에서도 대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일산 주엽동, 마두동, 탄현동에는 고급 가전 구매가, 중소형 아파트와 맞벌이 부부가 밀집해 있는 화정지역 중저가 가전 수요가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는 은평 뉴타운, 고양 행신 2지구, 파주 운정지구 등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는 2010년 이후 강북 가전상권도 저가형에서 고급형으로 차츰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우수 대리점 소개
◇삼성전자-휘경점
“고객만족 활동이 우리의 무기죠.”
삼성전자 휘경점(대표 박용성)은 고객만족(CS) 모범 대리점으로 통한다. 지난해 11월 개점한 이후 오로지 CS활동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세 걸음 먼저 나가 고객을 맞는 것은 기본이고 30분 이상 열심히 제품을 설명하는 것도 예사다.
매장 출구에 설치된 ‘직원 친절도 평가판’은 이곳에서 CS활동을 얼마나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판매 직원의 사진과 이름을 나란히 내건 평가판에는 ‘매우 만족’을 표시하는 스티커가 촘촘하게 붙어 있다.
박용성 사장은 “휘경점은 삼성전자가 CS활동의 기본틀을 만든 시점에 맞춰 오픈한 만큼 시행착오없이 곧바로 적용한 대표적인 대리점”이라고 소개했다. 처음부터 CS활동을 모토로 내걸다 보니 직원들이 CS에 관한 한 거의 체질화됐다고 자부한다.
이를 반영하듯 매장 오픈 1년 만에 10명의 판매직원 가운데 절반인 5명이 노동부가 인증하는 전문상담사 자격증 ‘디지털 마스터’를 취득했을 정도다. 삼성전자 직영점이나 대리점에 평균 2명이 자격증을 취득한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극진한 고객접객은 결국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1년간 꾸준히 CS활동에 집중하면서 휘경점은 오픈 당시보다 매출이 100%나 성장했다.
동대문지역 서비스센터가 같은 건물에 입주해 후광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수시로 드나드는 서비스센터 고객이 대리점 직원의 친절에 이끌려 즉석에서 소형가전을 구매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박 사장은 “130평 규모의 그리 크지 않은 매장이지만 각종 디지털 평판TV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꾸미는 한편 PC매장에서는 인터넷을 맘껏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서비스센터 방문객이 종종 쉼터로도 활용한다”며 “이들이 결국 단골고객이 되는 일이 허다하다”고 자랑했다.
◇LG전자-중랑점
“가전 매장 문턱을 확 낮췄습니다.”
LG전자 하이프라자 중랑점(점장 선무규)은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가전 매장을 지향한다. 인근 주민이 오며 가며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손쉽게 가전제품을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냥 물건만 한번 보고 가는 ‘아이(eye) 쇼핑’도 대환영이다.
선무규 점장은 “매장 입구에 ‘따듯한 차가 있습니다’와 같은 대자보를 붙이거나 물건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경품에 응모할 자격을 주는 등 지역 주민들이 거리낌없이 매장을 방문할 수 있는 열린 공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 문턱을 낮추는 것은 중랑점 인근 주민 가운데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생계형 저소득층이 많기 때문.
‘대자보 마케팅’과 함께 ‘가두 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세탁기, 김치냉장고, 밥솥 등을 매장 밖에 진열해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도 체험할 수 있다. 매장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망설여지는 사람을 위한 배려다. 바쁜 평일에 길을 가다 구경한 제품을 주말에 사러오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주말이면 아예 고객을 매장으로 초청하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한다. 매장 곳곳에 성화를 전시해 교회 신도들이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가 하면 시장 상인들을 불러 호프데이를 열기도 한다. 남은 판촉사은품을 모아 자체적으로 미니 경품 행사도 종종 펼친다. 신규 아파트 입주민을 위해 LG전자 휘경점, 금호점, 광진점 등과 공동으로 아파트 단지를 직접 찾아가 제품을 홍보하는 활동도 벌이고 있다.
고객과 어울릴 시간을 많아지면서 ‘단골손님’도 적지 않다. 재구매율이 다른 가전매장의 2배 수준인 75∼80%에 달할 정도다.
선 점장은 “이웃처럼 친해진 고객의 경우 자신이 제품을 구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친구를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며 “끈끈한 커뮤니티가 중랑점의 최고 자랑”이라고 소개했다.
◇하이마트-공릉점
“판매 사원들이 만물박사와 마찬가지죠.”
하이마트 공릉점(점장 송영봉)의 판매 사원은 ‘멀티플레이어’로 통한다. 일단 고객을 맞으면 한 사람이 소형 가전에서 TV, 생활가전에 이르기 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일사천리로 소개한다. 고객이 여러 판매사원을 대하면서 자칫 불편해질 우려는 없다.
송영봉 점장은 “600평 규모의 3층 매장 전체가 가전매장으로 꾸며져 층별로 옮겨 다니며 쇼핑을 하다 보면 각기 다른 판매사원을 만나는 것도 고객 입장에서는 하나의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처음 만난 판매사원이 끝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운영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공릉점 직원들은 서로의 전문 분야 지식을 스스럼없이 교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서로 도우며 공부하다 보니 직원들간 동료애도 그 어느 매장보다 두텁다.
공릉점은 독특한 ‘먹거리 마케팅’으로도 유명하다.
주말이면 ‘파전 파티’를 열어 구수한 파전 냄새가 매장을 뒤덮는가 하면 한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고객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친절한 설명에 맛있는 음식까지 제공되면서 고객들은 종종 특별한 대접을 받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에는 김치냉장고 시즌에 맞춰 고추, 소금 등 먹거리를 이색 사은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이같은 마케팅이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전해지면서 주말이면 하루에 200여명이 매장을 방문할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일단 제품을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율도 70%에 이를 정도로 높다. 덕분에 서울 강북 동쪽 상권에서 매장 매출이 1·2위를 다툴 정도다.
송 점장은 “공릉점의 가장 큰 강점은 직원들간 친밀도가 높고,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고객에게 전해져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가족처럼 편안하게 설명해주는 판매사원을 원한다면 공릉점만 한 곳도 없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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