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 그룹이 주력 사업 변화를 통한 대대적인 변신에 성공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전기는 최근 5일 연속 급등해 7일 현재 샤프를 누르고 전기·전자업종 시가 총액 4위로 부상하면서 주식 시장에서 ‘미쓰비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총액 3위 도시바에 겨우 491억엔에 뒤진 2조2880억엔으로 지난 해 9월30일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쓰비시 주가의 고공 행진은 현재 일본 주식시장에서 종합 전자업체의 주가가 바닥을 맴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각별하다. 주가 상승률도 연초 대비 2배 이상이다.
미쓰비시는 지난 9월 중순 2007년 3월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매출 3조7000억엔(전 회계연도 대비 2.7% 증가)은 그대로 놔뒀지만 영업 이익은 1750억엔에서 1800억엔으로, 세전 이익은 1600억엔에서 1650억엔으로 또 순이익은 1050억엔에서 1200억엔으로 각각 올려 잡았다.
실적 상향 조정에 나선 것은 전자디바이스 부문을 제외한 중전·산업메카트로닉스·정보통신·가전 등 모든 부문의 영업이익이 회사 측의 당초 예상을 상회했기 때문. 회사 측에서는 구리 등 소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 평판TV 및 휴대폰 수요 감소 등을 거론하며 하반기 실적 예상치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지만 증권시장 관계자들은 ‘실적 재상향 조정’ 기대감을 내보이고 있다.
이같은 미쓰비시의 순항은 한마디로 ‘탈(脫) 종합전기’를 순조롭게 실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쓰비시는 IT 거품이 붕괴된 지난 2003년 4월에 채산성 없는 반도체 사업 대부분을 분리해 히타치와 통합하는 결단을 내렸다. 더욱이 ‘3년 연속 영업 적자라면 어떤 사업에서도 손을 뗀다’는 원칙을 세워 유럽 휴대폰 사업을 포기하는 등 수익 회복에 힘썼다. 이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가정용 에어컨 등의 사업 부진으로 2007 회계연도 실적 예상을 당초 550억엔 흑자에서 550억엔 적자로 수정한 히타치와 대조된다.
전자업계에서는 ‘미쓰비시가 철저하게 실적 위주로 경영했다’ ‘무거운 종합 전기업체라는 허울을 벗어던진 미쓰비시를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