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하나로 시내전화 대체 서비스 정전시 끊긴다

 KT 안(Ann) 전화, 하나로텔레콤 디지털전화 등이 정전 시 통화를 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사업자가 이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게 더 큰 문제로 지적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안 전화 중 일부 모델과 하나로텔레콤의 디지털 시내전화 서비스(VoIP 기술을 이용한 시내전화로 인터넷 모뎀에 연결해 사용함)는 정전 시에 통화가 불가능하다. 또 070인터넷전화 등 일반 전화선(PSTN)을 대체하는 신규 전화서비스는 정전·재해재난 등 비상 시 통화 대책이 막막한 상황이다.

◇정전 대책 미비=KT 안 전화는 지난 2004년 11월 출시 이후 약 130만명이 가입자해 전체 KT 전화 가입자의 6.5%를 차지한다. 안 전화는 문자메시지 발신, 착신번호 표시 등 각종 부가서비스로 시내전화 통화량 감소를 상쇄하는 데 기여한 KT의 효자상품이다. 이 때문에 KT는 전화기 대체 행사도 벌인다. 그러나 안 전화는 디지털 무선전화여서 정전이 되면 통화를 할 수 없다. KT는 이에 대비해 유무선 통합 전화도 내놓았지만 안 전화의 정전·재해재난에 대비한 뚜렷한 대책은 없다.

KT 관계자는 “안 전화만 사용하는 가정보다는 기존 유선전화와 유무선 전화를 같이 사용하는 가입자가 대부분이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로텔레콤의 디지털 시내전화는 더욱 심각하다. 정보통신부는 하나로텔레콤 디지털전화를 허가할 때 법령상 △긴급통신용 전화서비스 △보편적 서비스 △시외전화 사전선택제 준수 △번호이동성 적용 △통화권 구분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가운데 긴급통신은 거의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긴급통신을 위해 디지털전화기 모뎀에 배터리를 달아야 하는데 하나로텔레콤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신청 시 전화기에 배터리를 달아주지만 사용이 끝나게 될 때가 문제”라며 “회사 지원 아래 개인이 부담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070 인터넷전화도 정통부 차원에서 표준화을 추진하고 전담반을 꾸리는 등 긴급통신 대책을 마련했지만 인터넷전화 사업자는 비용증가를 이유로 도입을 꺼려 PSTN 대체수단 역할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입자에게 고지해야=문제는 통신사업자가 정전 시 전화가 안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각 사업자 콜센터 등에서도 정전 시의 대책 문의를 회피하거나 휴대폰을 이용하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하기 일쑤다. 인터넷전화가 활성화된 일본은 의무적으로 인터넷전화기에 ‘정전이나 자연재해로 네트워크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화를 쓸 수 없다’는 경고문을 붙인다.

김희정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의원(한나라당)은 “유선전화뿐만 아니라 이동전화도 지난 가을 강원도 강풍피해 때처럼 정전이나 재난 시 전화가 안 된다”며 “통신사업자의 대책을 상임위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