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ET클럽 회원사를 찾아서-디지털헨지·나래시스템

◆디지털헨지

 ‘고객 만족과 기술력을 최우선으로.’

이는 국내 최고 인텔 서버·스토리지 유통 기업인 디지털헨지(대표 정성환 http://www.digitalhenge.com)의 사훈 중 일부분이다. 이 말에서 볼 수 있듯 디지털헨지는 지난 2000년 설립 이후 고객 지원과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는 기업정신을 이어왔다. 단순 유통사가 무슨 기술이 있느냐는 반문도 나오는 게 사실이지만 그동안의 실적을 보면 이 말을 뒤집을 만 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헨지라는 사명은 ‘해와 달을 관찰했던 스톤헨지’에서 정성환 사장이 따왔다. 해와 달이 없으면 살 수 없듯이 국내 유통 시장에서 필수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정 사장의 의지다.

이 회사의 가능성은 설립 후 얼마 안돼 드러났다. 지난 2000년 국내 인텔 서버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인텔 서버 어워드’를 수상한 것.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반짝 흥행일 것이라고 했지만 이 후 디지털헨지는 올해까지 7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결과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간 회사 매출도 매년 2배 가량 성장했다. 정성환 사장은 “매년 신규 시장을 개척한 노력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특히, 전체 인력 중 40% 이상이 연구 개발 인원일 만큼 제품 개발에 힘쓴 것이 주요했다”고 말했다.

디지털헨지의 사업 영역은 △서버 △서버 인테그레이션 △스토리지 △솔루션 등 크게 4부분이다. 이 중 서버는 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지금의 회사 위상을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다. 이 회사는 국제 표준 인텔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2웨어서버에서 4웨이 서버까지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공급, 많은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했다. 이 회사가 제품을 공급한 곳은 현재 삼성전자, 연세대학교 등 일일히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는 철저한 고객 관리와 함께 경쟁사와는 달리 기술 개발에 힘썼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과 관련, 인텔 기술 인증 프로그램인 ‘IPP’와 ‘IVSP’를 확보했으며 개발 인력의 전체의 절반 가량 된다.

스토리지 사업 성공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윈도, 리눅스, 넷웨어 등 다양한 운용체계(OS)를 지원하는 스토리지를 시장에 공급, 고객사에게 인정받았다. 또 SAN과 NAS를 모두 지원하는 융통성과 함께 경쟁력 있는 가격은 디지털헨지를 이 업계에서 가장 강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사실, 디지털헨지가 다른 유통 기업과 달리 성장 가도를 걷고 있는 이유는 ‘솔루션’ 사업 확대에 있다. 솔루션 사업 시장은 하드웨어 유통사로선 힘든 결정이었지만 정 사장은 향후 성장성을 보고 과감히 승부수를 던졌다. 대용량 DB 클러스터 서버 솔루션을 시작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보안용 서버, 웹 서버 등 다양한 용도의 서버용 솔루션을 출시, 고객사를 확보했다. 더 나아가 디지털헨지는 운용체계(OS),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SW) 제품군을 유통하고 인텔 기반 개발 소프트웨어까지 라인업을 확보, 온라인 게임·보안·의료 영상 저장전송시스템 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상대로 광범위한 영업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 얼마전 픽셀플레넷과 손잡고 애니메이션 제작에 특화한 제작 공정관리 솔루션 ‘야베스(JABES)2.0’ 공동 개발에 착수하는 등 자체 솔루션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정 사장은 “기존 주력 상품인 서버와 이번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패키지 제품도 적극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오는 2010년 500억원이 넘는 매출액으로 국내 전문 유통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정성환 디지털헨지 사장

“현재 1위에 만족하지 않겠습니다. 보다 나은 서비스와 기술을 제공해 시장에 철저히 대응하며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공급하는 국내 대표 유통 업체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정 사장은 인터뷰 내내 열정적으로 자신감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사가 인텔 서버 시장에서 7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국내 인터넷 포털 업체에 글로벌 벤더를 제치고 서버를 공급했고 그 수량도 점차 늘고 있는 등 영향력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정 사장은 “국내 시스템 시장이 마진이 급속히 하락하는 등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 솔루션 비즈니스를 강화해 하드웨어와 시너지를 내는 등 시장 변화에 철저히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헨지는 최근 몇 년간 자체 유통 역량과 회사 체질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2004년 MS와 함께 ‘온라인 포털을 위한 IT인프라 구축 세미나’를 개최했고 지난해와 올해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에 참가, 독자 제품을 선보였다. 정 사장은 “세미나 개최는 대리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지만 회사 내부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며 “특히, 전국 지방 파트너 솔루션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지방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 확대와 함께 기술 역량 강화는 정 사장의 최우선 과제다. 매년 기술 인력을 증원하고 각종 글로벌 벤더가 주는 각종 기술 인증을 획득하고 있지만 그의 기술에 대한 욕심은 무한대다. 정 사장은 “최근 유통 업체 자체로 유지·보수 계약을 맺는 등 고객들은 과거 수동적인 위치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원하고 있다”며 “”이런 시장 트렌드를 철저히 분석, 서버 등 하드웨어부터 솔루션·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토털 유통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래시스템

 나래시스템(대표 이형우·김진우 http://www.naraesys.co.kr)이 무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시스템·네트워크 구축 노하우 및 영업력을 바탕으로 3∼4년 전부터 자체 스토리지 엔진 개발에 나섰는가 하면 의료솔루션·RFID 솔루션에도 투자했다. 하드웨어만으론 부족하다고 보고 솔루션으로 승부수를 띄워보자는 전사적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 회사는 지난 88년 설립돼 올해로 18년차를 맞는 중견 코스닥 기업. 93년 IBM 메인프레임(호스트) 접속 솔루션을 개발, 채널 게이트웨이 사업에 뛰어든 지 2년 만에 이 부문 매출 35억원 달성하면서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던 저력을 보여줬던 회사다. 나래시스템은 이후 LAN/WAN 장비를 통합하는 네트워크 설계·구축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2003년 1월에는 코스닥 입성에도 성공했다. 국세청·신동아화재·금호산업 등이 주요 공급처다.

나래시스템의 첫 번째 변신은 이처럼 오랫동안 통신 설비 및 유지정비, 시스템 설계 및 구축해 온 노하우에서 출발했다. 네트워크로 스토리지를 통합하는 NAS(Network Area Storage) 부문에 집중 투자하면 독자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NAS 엔진 개발에 나선 것. 값비싼 다국적 업체의 제품과 저가의 대만 제품이 판치고 있는 스토리지 시장에서 제대로 된 국산 NAS를 개발해 보자는 욕심도 있었다.

나래시스템은 지난 2003년 자체 NAS 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NAS 제품군인 ‘윙스토어 시리즈’를 내놓았다. 이기종 환경을 지원하고 데이터 통합과 공유가 용이해 중소기업과 공공기업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이 제품 기반의 ‘D2D 백업 솔루션’도 강력한 미러링 기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초에는 또다른 스토리지 개발업체인 글루시스에 직접 투자하는 등 포괄적인 제휴를 맺어 사업의 반경을 크게 넓혔다. 글루시스 역시 토종 스토리지 엔진 및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로 NAS엔진인 ‘글루스토’와 스토리지 관리 SW인 ‘글루매니저’가 간판 제품이다. 나래시스템 제품이 유닉스 환경에 강하다면, 글루시스는 리눅스 환경에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나래시스템은 올해 내 두 회사의 기술 장점을 결합한 통합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너지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나래시스템의 두 번째 변신은 의료 분야다. 올 1월 설립된 나래피앤티는 의료 IT 솔루션 개발 및 컨설팅 전문업체다. 주력 솔루션으로는 전자태그(RFID)를 이용해 환자·혈액·의료기기·폐기물·구매재고 등을 관리하는 ‘윙RFID’와 투약·처치·조회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종합의료정보시스템 ‘포스트 HIS’, ‘포스트 EMR’ 등이 있다.

나래피앤티는 의료솔루션 개발업체인 이지케어텍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서울대 통합백업 시스템과 분당 서울대 병원의 의학연구소 시스템, 서울시립북부노인병원 통합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에 참여했다.

바이오 사업에도 투자했다. 지난해 10월 무균미니돼지 생산업체인 PWG와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것. 이 회사 김진우 대표이사는 나래시스템 공동 대표이사로도 취임해, 양사 협력을 이끌고 있다. PWG는 최근 싱가포르 연구개발 집적센터인 바이오폴리스 진출이 확정됐으며 심극경색 치료용 줄기세포 및 무균돼지 개발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PWG는 현재 싱가포르 바이오벤처업체인 ES인터내셔널과 상호 이종장기 및 신약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래시스템 측은 “올해는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확실한 내실을 다지는 해였다”면서 “예전에 IBM·삼성전자과 겨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확실한 수익을 내겠다”고 말했다.

◇인터뷰-이형우 대표이사

“중소기업의 화두 역시 ‘혁신’입니다.”

나래시스템 이형우 대표는 변신과 진입장벽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한국은 대기업과 공무원만 좋은 나라라는 비판이 많습니다만, 현실을 인정해야죠. 중소기업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 대표는 혁신의 방향을 두 가지로 잡았다. 그동안 해 온 사업을 더욱 잘하는 것, 아무나 할 수 없는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 발판을 만드는 것. 전자가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적인 혁신이라면, 후자는 NAS 엔진 개발이나, 의료정보 분야 진출 등 독자적인 원천 기술 확보를 뜻한다.

“코스닥 등록 당시에는 매출 자체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이제 나래시스템은 철저히 수익성 위주의 기업으로 변신하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확실한 성과를 보여줄 자신도 있습니다. ”

나래시스템은 내부 고객(직원)과 외부 고객(거래처) 모두에게 신뢰도가 높은 회사다. 직원 중 핵심 인력 대부분이 10년 이상이다. 서울대병원·동부화재·신동아화재·현대백화점 등 주요 고객 중에는 나래시스템 서비스에 만족해 신규 사업 진출까지 독려한 경우도 있다.

“고객·혁신·자기반성 3가지 키워드라면 IT업계 불황 타개도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