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전체적으로 사회적 인식의 수렁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빨리 자신감을 되찾고 사회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메신저 역할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대외협력 이사(36)는 게임산업이 산업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힐난만 받을 때 영화쪽을 많이 빗대어 생각한다.
저예산 모방작이 넘쳐 나고 정부로부터 수많은 규제를 받을 때 영화산업은 지금 같은 영화산업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덧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드는 영화가 여럿 나왔고 그만큼 국민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게임이 영화처럼 바뀔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게임업계의 노력과 함께 게임을 보는 사회적 관점의 성숙도 필요합니다. 그 가운데서 깊이 파인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고 서로 이해의 폭을 좁히는 것이 제 역할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사는 지난 4월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전국을 휩쓴 주민등록번호 도용 사태의 회오리 한복판에 있었다. 우선 그는 정부·연구기관·학계·소비자단체 등을 가릴 것 없이 찾아다녔다. 그러면서 게임업계의 진정성과 노력을 설파해나갔다.
“6개월 남짓이지만 명함 1000장을 다 썼을 정도로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활력을 얻은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지금의 인식이 상당 부분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애정어린 비판’을 받으면서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이 창립 1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기업체 나이 열 살도 되기 전에 해외시장에서 매년 1500억원가량을 벌어들인다면 나라에 분명히 도움되는 길을 걸어왔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해 전 세계를 대표하는 게임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작 ‘아이온’을 비롯해 미국법인에서 개발 중인 ‘타뷸라라사’ 등 내년과 내후년까지는 충분한 동력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특히 ‘아이온’은 전 세계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의 판도와 기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내부적인 미래 성장성은 자신합니다.”
이렇듯 내부 동력은 갖춰졌으니 사회 인식이 바뀌는 계기만 마련되면 새롭게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엔씨소프트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기업이 내부 개발만 집중해오다, 자꾸 사회를 향해 문을 열고 이야기하려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게임의 성공은 그 게임의 완성도·작품성과 함께 이용자의 사랑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항상 엔씨소프트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그 문 앞에 언제나 제가 있을 것입니다. 수출을 키우는 진정한 콘텐츠산업으로서 엔씨소프트와 한국 게임산업을 국민이 응원해주기까지 사회를 향해 ‘열린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