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가 기술 관련 법제화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C넷은 최근 보도에서 이번 중간선거로 민주당이 지배하게 된 미 하원이 네트워크 중립성·디지털 저작권·기업 인수합병(M&A) 승인·데이터 보유·인터넷 검열 같은 기술 관련 문제에 대한 법제화를 중요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모든 인터넷 트래픽이 자원이나 목적지가 무엇이든 똑같이 다뤄져야 함을 명시한 법안(일명 네트워크 중립성 법안)을 부결시켰다. 이 법안은 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콘텐츠 공급업체에게 더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전송하더라도 추가 비용을 부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네트워크 중립성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위원회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중립성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많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함에 따라 앞으로의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구글과 e베이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이 법안을 지지하지만, 통신 서비스 및 하드웨어 업체들은 반대한다. 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새로운 광대역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추가 비용 부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자적 감시 문제도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옹호하는 반면 민주당은 반대하고 관련 법의 향후 제·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자적 감시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2001년 애국법(Patriot Act)에 민주당 의원은 62명이 반대표를 던졌으나 공화당 의원은 3명만이 반대했었다. 데이터 분석 방법을 공개하도록 요구한 수정 법안에 대해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1명도 반대하지 않은 반면 공화당 의원은 165명이 반대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기술 관련법의 제·개정을 다루는 주요 소위원회의 차기 위원장이 누가 될 것이냐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이 향후 기술 관련법 제·개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자유인권협회(ACLU)는 하원 법사위원회 차기 위원장이 될 존 코니어스 의원(민주·미시건)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미 국가안보국(NSA)의 국내 감찰 프로그램 같은 정부의 감시활동에 대해 강력한 제어를 주장해 온 인물이다.
디지털 저작권 관련법도 일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비아콤·월트디즈니·비방디 유니버설 같은 할리우드 기업의 직원들은 공화당 의원보다는 민주당 의원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물론 민주당과 공화당이 항상 입장이 다른 것은 아니다. 지난 8일 할리우드 영화사들을 대표하는 미국영화협회(MPAA)는 자신들이 디지털 방송시 저작권 침해 방지 장치 마련을 명시한 ‘브로드캐스트 플래그’ 법안의 법제화에 힘쓸 때 공화·민주 양당으로부터 모두 반대에 부딪혔다고 말해 관련법의 향방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게리 샤피로 미국 가전협회(CEA) 회장은 “우리의 방침은 민주·공화 양당과 함께 일하는 것”이라며 “기술은 국가경제를 성장시키는 분야지 당파적 이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