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기대작 4용입체분석

2007년을 호령할 4용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 해 말 ‘썬’·‘그라나도 에스파다’·‘제라’ 등이 이른바 빅3로 불리우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 올해는 ‘아이온’·‘아바’·‘쿵파’·‘헬게이트 런던’ 등 이 4용을 형성,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들은 9일부터 일산 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열리는 ‘지스타 2006’을 통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진면목을 과감히 드러낼 것으로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겨울방학 시즌이 다가오면서 업체들은 1년 중 가장 바쁘게 움직인다. 내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겨울은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시즌이기 때문이다. 게임시장 최대 성수기인 겨울방학 기간의 성적표가 다음 해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따라 이맘 때면 그동안 비밀리에 개발됐던 작품들이 속속 그 실체를 드러낸다. 올해에는 수 많은 게임 중에 네오위즈의 ‘아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넥슨의 ‘쿵파’,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 런던’ 등이 4용으로 불리우며 관심과 질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들 작품은 하나같이 기존의 틀을 탈피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며, 클베조차 시작하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오픈 서비스 수준을 넘어선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각 제작사들의 성장 동력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해야 할 작품이기에 관계자들은 사활을 걸고 매달리고 있다.  #  박빙의 FPS 시장 평정하나

네오위즈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아바’는 ‘스페셜포스’ 신화의 뒤를 이을 정통FPS이다. 이 작품을 위해 네오위즈는 이미 오래 전에 정예 멤버를 모두 투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 왔다. 클로즈베타테스트 조차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같은 움직임을 보인 것을 보면 네오위즈가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게임 자체도 충격적이다.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완성도와 퀄리티를 보장한다는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FPS 개발자들은 적지 않은 쇼크를 받았을 정도다. 현실과 경계를 허무는 그래픽, 절정에 도달한 물리엔진 등 진정 FPS를 위한 최상의 엔진이다. 하지만 정점에 도달한 엔진답게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선 높은 수준의 컴퓨터 사양이 반드시 필요해 고민이다. 특히 일반 유저와 PC방들의 컴퓨터 사양을 고려하면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마지막 과제다. 그러나 이 과제만 풀어내면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한 온라인FPS에서 독보적으로 군림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은 온라인게임 시장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MMORPG 계의 말 그대로 히든카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 이후로 뚜렷한 대표작이 없었으나 이번 작품으로 분위기를 단번에 역전시키겠다는 각오다.

특히 김택진 사장이 직접 ‘아이온’에 대해 자랑스럽게 설명했을 정도로 방대한 세계와 참신한 아이디어가 게임 곳곳에 녹아 있다. 이 작품 역시 기본 바탕이 탄탄하다. 최고의 아웃도어 환경을 구축한다는 크라이텍 엔진을 사용해 가상 공간을 현실처럼 끌어 올리고 있으며, 색다른 시스템을 도입해 유저의 행동이 외부 요인과 연동되도록 만들어 진다. MMORPG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 올릴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캐주얼의 부활을 알린다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 런던’은 태풍의 핵이 될 전망이다. 이 작품을 개발하고 있는 주요 멤버들이 전직 블리자드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들의 손을 거쳐간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하나같이 세계 게임시장을 뒤흔든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헬게이트 런던’은 롤플레잉을 기본 바탕으로 삼고 FPS와 각종 새로운 시스템을 접목해 퓨전 장르로 등장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 시장을 고려해 이번 지스타2006 기간 동안 한글버전을 대중에게 공개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게다가 한빛소프트는 기대를 모았던 ‘그라나도에스파다’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이 작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넥슨의 ‘쿵파’는 내년 캐주얼시장을 평정할 선봉장으로 지목받고 있다. 대전액션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이 작품은 쉽고 간단한 조작으로 화끈한 액션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카툰 렌더링으로 아기자기한 맛을 살렸으며 각종 코믹한 의상 아이템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특히 기본 시스템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 캐주얼게임의 차원을 한 단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캐주얼게임의 공통적인 약점인 커뮤니티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가지 플레이 모드와 시스템을 추가할 예정이다. 게다가 캐주얼 장르를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넥슨이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이미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퍼블리셔 업체들의 소싱 담당자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쟁탈전을 벌였던 이유가 지스타2006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 터줏대감들과 한판 승부

물론 아무리 뛰어난 작품이라도 이미 자리잡고 있는 터줏대감격인 게임과의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으로 보인다. ‘서든어택’ ‘리니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카트라이더’ 등 국민게임으로 추앙받고 있는 기존 작품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인 탓이다.

특히 온라인게임은 커뮤니티를 장악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에서 콘텐츠로만 승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공을 위해서는 서비스 업체의 꾸준한 노력과 효과적인 운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앞서 언급한 4룡의 서비스 업체들은 이미 풍부한 경험과 풍부한 자금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게임계에 적지 않은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공개되고 있는 작품들은 놀라울 정도로 탄탄한 구조와 각종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있다”며 “기존 작품에 식상한 유저들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이나 서비스 초반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온라인게임 유저들의 특성상 몇 번만 실망해도 곧바로 외면한다”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되지 않고 초반 몰이에 성공하면 기존의 구 작품들이 자신의 자리를 내줘야 할 처지에 몰리게 될지도 모를 일 ”이라고 말했다.

김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