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 차례다.’
우수한 기술력으로 세계를 재패한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 가전기업의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중견·중소 생활 가전 기업들이 겁없는 도전에 나섰다.
세계 어느 곳을 가나 ‘대한민국’보다 외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는 ‘삼성’ ‘LG’다. 이에 비해 중견·중소 기업의 해외 사업은 이들 대기업의 그늘에 가려 빛을 못 봤다. 최근 ‘3년 내 매출 50%를 수출로 달성한다’는 비전을 밝힌 웅진코웨이의 지난해 수출 금액은 35억원. 같은 해 매출 1조60억원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이처럼 그동안 수출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솔직히 내수만으로도 기업이 일정 규모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수기·밥솥·오븐 등 각 국가별로 특수한 문화를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과 까다로운 환경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비용 투자도 만만치 않은 난제였다.
하지만 최근 이들 중견·중소 기업도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데다 매출 확대를 위해 신규 시장 진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쿠쿠홈시스·청호나이스·부방테크론·동양매직 등 국내에서 ‘대표 제품’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지만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단순히 구색 맞추기용으로 해외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출용 제품 개발·해외 전문 인력 영입·현지 협력사 물색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열심히 발품을 팔고 투자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쿠쿠홈시스는 ‘코끼리 밥솥’으로 유명한 일본 시장에서 명품 밥솥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동양매직은 올해 멀리 이집트에까지 식기세척기를 기대 이상 판매하는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철저히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과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중소 생활 가전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현지 문화를 고려해서 꾸준히 연구하지 않는 이상 성공을 꿈꾸기 어려운만큼 끈기가 필요합니다.” 가전 업계 한 관계자의 말처럼 중견·중소 가전 기업들의 새로운 도전이 ‘대기만성’의 결실을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