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신입사원의 당돌함

 지난 9일 오후 삼성전자 직원들의 PC에서 PC로 ‘한 신입사원과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의 짧은 대화’가 메일로 전해지며 삼성그룹 내에 화제를 뿌렸다. 메일 내용은 간단하다. 12시 50분 정도에 올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 입사한 한 신입사원이 싱글(삼성계열통신망)을 통해 황창규 사장에게 ‘사장님 식사하셨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더니 황 사장이 ‘네’라는 짧은 답변을 보냈다는 것. 메일에는 두 사람 사이 메신저 대화를 캡처한 이미지가 포함돼 있다.

 신입사원의 ‘당당한’ 행동은 곧바로 전 계열사로 퍼졌고 오후 내내 삼성그룹 전체의 관심사가 됐다. 더욱이 신입사원의 당당함뿐만 아니라 황창규 사장의 고유 캐릭터인 ‘부드러움’을 재확인하는 일화로 회자되면서 일파만파로 이 신입사원의 무용담이 번져갔다. 이 사건을 놓고 정보통신 총괄에서는 “우리 신입사원 중에서는 그 정도로 용기 있는 신입사원이 없냐”라며 부러워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사건은 신입사원의 ‘자작극(?)’으로 결론지어지며 일단락돼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관계자는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신입사원이 동기들에게 장난으로 보낸 메일이 퍼지면서 이야기가 확산된 것일 뿐”이라면서도 “당돌하지만 최근 신세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흐뭇했고, 이야기에 황창규 사장의 부드러움이 나타난 것이라는 해석까지 곁들여지면서 해피엔딩의 작은 소동으로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